국제유가 급락...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5% 목표인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2.62달러(2.62%) 하락한 배럴당 97.18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전날에는 9.44달러(8.6%)나 내리며 지난 3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도 전일보다 배럴당 13.92달러(12.16%) 떨어진 100.48달러를 기록하며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마지막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지만 경기 둔화 우려는 이미 예고된 바 있다.

 IMF는 4월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 초 예상치보다 각각 0.2%P, 0.3%P, 0.2%P 내렸다.

 IMF는 유로존의 회복을 예상하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변동 없이 4.4%로 유지했으나 경제 대국인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는 유가의 수요 감소를 염려케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성장률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 장기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5%성장 목표 달성에 장애물이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내리면 경제성장률에 도움이 되지만 하락의 원인이 글로벌경기 둔화 장기화 우려 때문이라는 점에서 최근 유가하락이 그다지 희소식은 아니다.

 따라서 당초 타 기관 예상치보다 높았다고 지적됐던 정부의 5%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경제성장률이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4.3%, LG경제연구원은 4.1%로 예상했다. 가장 높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도 4.6%로 정부와 큰 차이가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둔화 장기화는 경제성장률 둔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5%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급락은 경기 후퇴 우려보다는 지나치게 올랐던 유가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한 투기 세력의 이탈 때문으로 봐야 한다며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KDI는 8일 발간한 경제동향에서 세계경제는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가능성과 물가상승세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진국과 개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가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4% 중반을 유지한 것은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는 KDI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점진적이나마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실정”이라며 “추세적인 유가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1>국내외 주요기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