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서버와 넷앱 스토리지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웠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HP 서버와 넷앱 스토리지가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8일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7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가운데 KT를 제외한 6개 기업이 HP의 x86 서버와 넷앱의 스토리지를 채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서버와 스토리지 컴포넌트를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도입, 직접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 U+, 삼성SDS, LG CNS, SK C&C, 호스트웨이IDC가 HP의 x86 서버와 넷앱의 스토리지를 채택한 것은 이미 시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가격 경쟁력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HP+넷앱’의 조합을 선호하는 이유가 총소유비용(TC0) 측면에서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SKT 관계자는 “HP의 X86 서버는 성능이 뒷받침되면서도 다른 업체의 시스템에 비해 가격이 30%이상 저렴했다”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른 시일 내 대규모의 인프라를 구현해야 하는 데 적합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한국HP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ID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HP는 X86 서버 시장에서 47%의 시장을 확보했다.
김영채 한국HP 이사는 “기업고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싶어한다”며 “이에 가장 시장점유율이 높은 HP의 서버를 서비스 제공 업체가 자연스레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지 시스템 가운데 넷앱 시스템이 주목 받는 데는 클라우드 인프라로 적합하다고 알려진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이미 7년 전부터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는 하나의 운용체계로 NAS와 SAN 등의 스토리지를 모두 실행할 수 있어, 효율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김성태 넷앱 부장은 “경쟁사도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선보이고 있지만 추가 플랫폼을 필요로 하는 등 한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BM, 델, EMC, 후지쯔 등은 차별화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황정식 한국EMC 이사는 “단순히 하드웨어 제품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 관련 컨설팅과 운영 노하우 등을 함께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와 국내 합작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KT에 독점 공급한 미국의 넥센타 스토리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국산 시스템업체와도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협의 중에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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