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2차전지 강국 코리아

LG화학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전경.
LG화학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전경.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전지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글로벌 제품

 지난해 전 세계 각종 제품에 탑재된 리튬이온계 2차전지 중 35%에 해당하는 13억6600만개 셀이 국내 기업에 의해서 공급됐다. 보통 휴대폰 당 1개의 셀이 장착되는데, 이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한 노키아(점유율 32.6%) 휴대폰의 4억5300만대와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치며 13억대 휴대폰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일본 조사기관인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종합연구소(IIT)가 밝힌 지난해 2차전지 출하량은 삼성SDI가 7억8000만개의 셀을 생산·공급했으며 산요가 7억5100만개로 2위, LG화학이 5억8600만개로 3위를 차지했고 소니와 중국의 리센전지, 일본 파나소닉 순으로 나타났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산요(1위)와 소니(2위), 파나소닉(3위) 등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할만한 발전이다.

 IIT은 지난해 세계 2차전지 시장 규모는 14조7000억원으로 앞으로 친환경자동차, 모바일 IT기기 등으로 부각되면서 2014년에 58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41.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 전망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의 대용량화와 대용량 2차전지를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 성장을 부추기는 절대적인 이유다.

 ◇삼성SDI ‘소형전지에서 대형화로 확대’=삼성SDI는 지난해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20.1% 점유율을 기록하며 일본의 산요(19.3%)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시장 1위를 달성했다. 산요나 파나소닉에 비해 6년이나 늦게 사업에 진출해 2002년 209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2조282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삼성SDI는 소형 2차전지에 머물지 않고 중대형인 전기차용 전지와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도 활발한 연구와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용 시장 공략을 위해 2008년 세계 자동차 전장업계 1위인 독일 보쉬와 SB리모티브를 합작설립, 2010년 11월 울산사업장은 준공과 동시에 전기차용 배터리의 본격적인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SB리모티브는 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 분(4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휴대폰과 노트북용 2차전지를 삼성전자 등에 꾸준히 공급을 진행하며 SB리모티브를 통해 BMW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독점공급하고 크라이슬러에도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전력저장장치가 필수적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리튬이온 전지를 통해 진출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의 기본 개념인 ‘전력의 효율적 이용’에 발맞춰, 잉여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2차전지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고효율, 고밀도의 2차전지는 더욱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 G8 확대 정상회의 때 우리나라가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선정된 것과 더불어 삼성SDI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연구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같은 해 시작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 3개 프로젝트 모두에 참여기업으로 선정돼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사업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리튬이온 2차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남보다 한 발 빠른 투자로 세계 석권’=LG화학은 지난 1996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해 1998년에 양산에 성공, 2001년 2200㎃h급 노트북용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데 이어 2005년에는 2600㎃h급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스택앤폴딩(Stack & Folding)구조의 특허기술을 적용해 전지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또 전기차용 2차전지의 경우 배터리의 형태가 ‘캔(can) 타입’이 아닌 ‘파우치(pouch) 타입’을 개발해 폭발 위험을 대폭 줄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특허기술도 보유했다.

 LG화학은 미국 GM의 양산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앞서 2007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인 ‘아반떼’와 ‘포르테’의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 밖에 미국 이튼과 포드의 순수 전기차 ‘포커스’, 유럽 볼보와 르노 등 지금까지 전 세계 총 10여 곳의 글로벌 회사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2차전지 업체로는 가장 많은 공급처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차세대 배터리 관련 R&D분야에 적극 투자해 최고의 기술을 선점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국내외 현지 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입해 2012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오창 1공장 바로 옆에 연면적 6만 7000㎡규모의 2공장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현지 공장 건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 투자가 완료되면 올해 10만대의 생산규모보다 약 4배 증가한 35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ESS용 배터리 시장도 본격 진출한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인 SCE가 추진하는 ‘가정용 ESS 프로그램’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 선정으로 2012년 말까지 3년간 SCE에 ESS용 배터리 공급 및 실증을 진행하며 추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는 대량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LG전자·한국전력·포스코·GS칼텍스와 함께 제주도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에 참여 중이며 ESS용 배터리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축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오창에 위치한 LG화학의 테크노파크 전경.
오창에 위치한 LG화학의 테크노파크 전경.
삼성SDI와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연구원들이 기흥 본사에서 개발중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SDI와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연구원들이 기흥 본사에서 개발중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SDI와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사인 SB리모티브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제품 사진.
삼성SDI와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사인 SB리모티브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제품 사진.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 현황 
 (업체 출하량 추이)
 출처: IIT(2011.3월)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 현황 (업체 출하량 추이) 출처: IIT(2011.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