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후 2개월이 지난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른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의 대지진에 따른 글로벌 생산차질이 이제부터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는 게 현실이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2개월 연속 수출 증가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대지진 이전보다 오히려 183.63포인트(9.39%) 오른 2139.17을 기록,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도 최근 2개월 연속 일본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되는 추세고, 미국 역시 일본 대지진 이전보다 지수가 상승세를 탔다.
환율도 원화보다 엔화가 오히려 강세를 띠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초 우려했던 원자재 가격 상승도 최근 국제 유가가 일본 대지진 이전까지 근접하면서 표면적으로 금융시장에선 일본 대지진에 대한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 고용시장의 불안은 일본 기업의 생산 차질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시각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의 실업수당 지급이 2주 연속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미국 남동부에 생산기지를 둔 혼다·도요타 등이 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으며 가동률 하락이 해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그간 축적됐던 재고가 소진되면서 제품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이러한 부품소재 조달 애로가 생산 차질로 본격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생산 차질은 르노삼성 등 국내 일부 자동차 업계에도 나타났다.
부품 조달 애로로 인한 생산 차질은 그간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일본의 대지진이 우려로 돌변할 수 있는 변수다.
오 연구원은 “특히 국내 경제 의존도가 높은 IT산업은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의존도가 커 향후 2개월내에 상품의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면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급 사슬의 붕괴로 인한 생산 차질이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
오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한국의 IT기업이 일본 대지진과 같은 공급망 파괴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IT 부품 소재에 대한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 최선이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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