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홀로그래피’가 4년 후 3D 영상 산업의 패러다임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국내 산업 환경은 황무지여서 정부의 선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를 바꿀 다섯가지 기술 중 하나로 IBM·GE 등이 지목하기도 한 홀로그래피는 이미 유럽·일본 등지에서는 ‘포스트 3D’로 10년 이상 연구 및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정보통신연구기구(NICT)의 디지털 홀로그래피 상용화 연구개발에 예산 5조5000억원을 투자하는데 비해 국내 연구기관 예산은 100분의 1도 채 안되는 45억원에 불과, R&D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선진국이 디지털 홀로그래피 상용화에 적극 나선데는 디지털 홀로그래피가 안경방식의 3D가 가진 단점을 해결하고 응용분야가 더 넓다는 점에서 주목받기 때문이다. 안경방식 3D가 두통과 어지럼증, 구토 등을 유발하고, 보는 시점에 따라 영상이 퍼져 보이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면 홀로그램은 이러한 신체상의 문제가 없다.
무안경 방식의 3D도 있지만 기술구현의 복잡성이나 높은 생산단가, 낮은 시장 경쟁력 등으로 안경방식 3D에서 홀로그래피로 바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해당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이미 10년째 홀로그램 상용화 연구를 진행한 유럽이나 2022년 월드컵 방송을 홀로그램으로 준비 중인 일본과 달리 국내 홀로그래피 산업은 장비 구입이나 알고리즘 연구 등의 기초 연구부터 시작하는 단계다. 해당 연구는 전자부품연구원 내 실감정보플랫폼센터 주축으로 예산 45억원을 받아 진행할 예정이지만 홀로그래피 장비 하나에 40억원임을 감안하면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당 과제는 3년간 기초연구 수행 후 10년 안에 상용화 기술 연구 및 콘텐츠 확보 단계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정광모 전자부품연구원 실감정보플랫폼센터장은 “그동안 학계 및 산업계에서 홀로그래피 연구가 일부 이뤄져 왔지만 시스템 부재로 와해된 것을 다시 결집하는 중”이라며 “연구 선점을 해외에 내주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박차를 가하면 아직 패러다임 주도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내 산학 전문가들이 참여한 디지털홀로그래피사업기획단이 출범, 대외 포럼 및 기술협력을 담당할 예정이다.
정 센터장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정부는 ‘(3D의) 다음’을 준비해야 하며 대외에 알리고 인력 양성에 집중하는 등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홀로그래피는 20~30년 뒤가 아니라 코 앞에 닥친 차세대 패러다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홀로그래피는 전체라는 뜻의 그리스어인 ‘홀로(holo)’와 이미지라는 뜻의 ‘그래피’를 합성한 단어로, 현재 국내외 연구진이 개발 중인 홀로그래피는 360도 어느 각도에서 봐도 입체로 보이는 입체영상 기술이다. 의료 및 군사용 장비, 보안, TV,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 널리 이용될 수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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