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실적에서 노키아가 3위로 추락하면서 ‘휴대폰업계 권불십년’이 현실화됐다.
광풍처럼 몰아치는 스마트폰 바람에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아이폰’과 ‘갤럭시S’라는 대표 모델로 안착하면서 당분간 양강체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스마트폰에서 실기한 기업들은 올해 중 스마트폰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 당분간 마이너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애플-삼성 ‘투톱’ 시대 개막=노키아가 10년간 지켜온 왕좌를 불과 3여년밖에 안된 애플에 내준 것은 일종의 혁명에 비유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변화의 물결이 새 시대를 열어 제친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혁명이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 1분기 작년 동기보다 무려 72%나 급증했다. 하지만 아직 전체 휴대폰 판매량 가운데 34%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과 ‘갤럭시S’로 스마트폰 대표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힌 애플과 삼성전자가 노키아 등 다른 기업과 격차를 더욱 벌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는 출시 10여일만에 전 세계 예약주문이 300만대를 돌파, 글로벌 파괴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애플 ‘아이폰5’의 대기 수요도 적지 않아 ‘아이폰 열풍’은 이변이 없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투톱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의 애플 추월 여부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드라이브에도 나설 예정이서서 매출에서 애플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5배 가까이 높은 영업이익 격차를 좁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모멘텀’ 못 찾으면 추락=애플과 삼성전자가 멀찌감치 달아나면서 노키아·LG전자·모토로라 등 전통의 강호는 올해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다.
특히 LG전자는 올 들어 ‘옵티머스’ 모델을 3종이나 내놓으면서 스마트폰시장에서도 브랜드 파워 쌓기에 한창이다. 6월로 예상되는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 3D’의 흥행 여부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렇다 할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노키아는 올해만은 전략폰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듀얼코어폰 ‘아트릭스’로 큰 재미를 못 본 모토로라 역시 반향을 일으키는 새 모델 출시가 지상과제다.
이들은 올해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면 중위권 유지도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블랙베리’ ‘넥서스(구글)’ 등 전략 스마트폰을 내세운 림과 HTC가 LG전자·모토로라 등을 매출에서 따돌린 상황이다.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 ‘투톱’과의 격차뿐만 아니라 이들 ‘스마트폰 신흥강호’와도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이 미국시장에 본격 출시하는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의 흥행 여부도 하나의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출하대수에서 여전히 54%의 점유율을 기록한 노키아·삼성전자·LG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경쟁도 변수다. 노키아는 1분기 출하량에서는 29.2%로 애플 5%보다 6배 많았다. 그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노키아의 중저가 파괴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