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키워드`] 보존사회의 경제학](https://img.etnews.com/photonews/1105/130086_20110511171834_073_0001.jpg)
미래는 막연한 상상의 세계가 아니다. 수년 뒤, 수십년 뒤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이 곧 미래다. 미래 예측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다가올 일을 전망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해줘야 한다. ETRC 미래 키워드는 미래연구를 통해 도출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여기에서 IT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면서 ‘보존사회’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보존사회는 1970년대 캐나다에서 처음 사용됐으며 캐나다의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에 관한 권고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 용어는 고도 경제 성장과 발전의 논리에 밀려 한동안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지속적인 성장만이 사회적 관심사인 상황에서 ‘보존’이란 용어가 지닌 느슨함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40여년간 우리 사회는 무한한 성장을 전제로 한 소비사회를 지향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무한 성장을 위한 우리 경제의 시도는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한 부적응, 리소스의 병목현상, 사회적 상호관계의 복잡화 등과 같은 많은 문제들을 하나둘 노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택적인 성장과 필요에 따라서는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보존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존사회 특성은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성장 패러다임과 고소비사회의 탈피로 요약된다. 일명 ‘카지노 자본주의’ 요소를 지양하고 윤리적 소비와 소비자 중심의 자본주의 형성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이런 사회에서는 기업 역시 이윤 추구보다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보존사회에서는 정보화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도 바뀔 것이다. 이제까지는 빠른 속도로 인프라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정보화를 통한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모색하는 단계에 와야 한다. 환경, 의료 등 삶과 복지와 관련한 부분에서 정보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동시에 각 정부의 정보화 요소를 통합 관리하고, 개인의 풍요로운 삶을 지원해주는 지능화 정부(i-Goverment)의 중요성도 커진다.
이미 우리사회에서도 보존사회를 향한 변화의 조짐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고 있다. 탈물질 가치에 대한 사회 활동이 증가하고 시민 참여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보존사회는 과거로의 회귀나 현재의 정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지향하고, 고민해야 할 사회의 미래상이다.
조광현 미래기술연구(ETRC) 센터장 h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