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중심 해외파 호조, 완제품 위주 내수파 부진’
12일 히타치를 끝으로 모두 발표한 일본 6대 전자 업체의 3월 결산 실적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결과다.
6대 전자 업체는 히타치·파나소닉·도시바·후지쯔·NEC·샤프다. 침체됐던 일본 전자산업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히타치와 도시바는 역대 최대 이익을 남긴 반면, 후지쯔와 NEC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파나소닉과 샤프는 아직 영업이익률이 낮지만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
니혼게이자이 등 주요 일본 언론들은 그 원인을 전략 제품과 주력 시장에서 찾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이나 산업전자 설비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한 업체들은 호조를 보였다. 디지털 가전으로 일본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춘 업체는 부진했다.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히타치가 연출했다. 이 회사는 2008년 7873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2388억엔의 흑자를 거둬들였다. 이 회사는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 전자 부품 시장에 집중했다. 미요시 타카사 히타치 부사장은 “구조 개혁의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도시바도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으로 플래시메모리와 중소형 LCD 패널 매출이 급증했다. 또 엘리베이터처럼 전자 설비 매출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파나소닉은 740억엔의 이익을 내면서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TV 부문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디지털 가전의 부진이 이어졌다. 샤프의 순이익은 194억엔으로 2009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났지만 이익률은 1% 이하다.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이 발목을 잡은 상태다.
IT 서비스가 주력인 후지쯔는 순이익이 550억엔으로 41%나 감소했다. 매출도 3% 줄었다. 가장 초라한 성적표는 NEC가 받았다. 이 회사는 매출이 13%나 감소했고, 이익은 125억엔의 적자다. TV나 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 내수 시장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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