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15대 그룹의 토지자산은 110% 이상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2일 발표한 ‘15대 그룹의 총자산, 토지자산, 사내유보금, 설비투자액 추이 분석 결과’에서 15대 그룹의 비금융계열사 총자산은 2007년 592조5000억원에서 2010년 921조6000억원으로 329조1000억원(55.6%) 증가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토지자산은 2007년 38조9000억원에서 2010년 83조7000억원으로 44조8000억원(115.1%)으로 급증했다. 총자산 증가속도에 비해 토지자산 증가속도가 2.1배 빨랐다.
그룹별 총자산과 대비한 토지자산의 증가속도는 KT(7.5배), 한진(4.8배), GS(4.3배), LG(4.3배), SK(3.6배) 순으로 토지자산 증가속도가 빨랐다. 반면 포스코와 한화, 삼성은 각각 1.1배, 0.9배, 0.7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실련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로 인해 계열사 확장이 쉽게 이뤄져 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토지자산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같은 기간 1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도 32조2000억원에서 56조9000억원으로 24조7000억원(76.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설비투자액은 40조3000억원에서 55조4000억원으로 37.5%(15조1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실련은 “이런 사실들은 재벌의 설비투자 증가를 유도하겠다는 명목으로 시행된 출총제 폐지, 법인세율 인하 등 이명박 정부의 각종 재벌 규제완화 정책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재벌들은 설비투자 보다는 사내에 현금을 쌓아두고 부동산을 불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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