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시장에 스마트 무버가 떴다

 한국과 덴마크가 체결한 ‘녹색성장동맹(Korean-Danish Green Growth Alliance)’은 인류 공동의 목표인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겨냥한 새로운 국가 간 협력체계다.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격차 문제도 함께 해소해 ‘공존을 위한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녹색성장이 실질적인 성장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위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가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

 ◇글로벌 ‘녹색 유망주’ 만든다=이번 동맹은 양국의 18개 기관이 총 9개 분야에서 세부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성장동력인 차세대 청정에너지 시장을 겨냥한 양국 기업 간 공동 상용화 작업. 국내 최대의 에너지기업인 SK는 덴마크 탑소 퓨얼셀과 협력을 통해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과 상용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SK는 포스코파워·LS산전·GS퓨얼셀 등 경쟁사를 추격하는 한편, 해외 시장도 동시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북유럽을 중심으로 본격 형성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한국전력은 동 에너지와 손잡고 에너지 효율향상 기술 개발과 스마트그리드 확산, 풍력 등 신재생 분야 협력도 구체화했다. 삼성물산은 댄포스와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수처리 기술을 혁신한 녹색건축물 설계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만원 SK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총괄사장,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 등 에너지기업,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임택 풍력산업협회장은 “덴마크와의 협력은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이전뿐만 아니라 아태 신흥시장을 겨냥한 유망주 육성 등 상생의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GGGI 실행력이 관건=동맹의 핵심은 우리나라가 주도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유럽지부에 있다. 덴마크 측은 유럽지부 개소와 향후 운영을 위해 덴마크공대(DTU)에 공간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3년간 총 1500만달러의 지원비를 내기로 했다. 댄포스 등 현지 기업도 자금을 지원한다.

 GGGI 유럽지부는 동맹의 주요 내용들인 녹색기술 연구개발에서부터 상용화, 기업 간 제휴 및 시장 진출 등 협력의 결과물들을 내오기 위한 핵심 조직이 될 예정이다.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녹색성장포럼 추진도 맡았다.

 이 때문에 GGGI 유럽지부가 세부적인 실행이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하는 한편, 향후 협력에 대한 추가 밑그림도 양국 정부가 함께 그려야 한다. 또 유럽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외 기업들을 현지와 연계하고 지원하는 것도 핵심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환경비서관은 “한국, 덴마크, 일본, UAE, 호주 등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등도 GGGI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면서 “대륙별로 녹색성장에 뜻을 같이하는 그룹을 결성해 국제사회에서 의미 있는 위상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코펜하겐(덴마크)=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