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의 펀드 운용능력이 해외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유럽·아시아 지역 유력 자금이 국내에서 결성되는 벤처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등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서가 아니라 정식 공모와 경쟁 심사를 거쳐 대규모 자본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대표 양태수)는 하반기 대규모 해외 자본이 들어간 1억달러 규모 벤처펀드 2개를 결성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펀드 결성과 투자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목표로 했다.
먼저 오는 9월까지 결정할 예정인 ‘아시아 나노테크놀로지 펀드’는 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매칭 자금이 들어올 계획이다.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펀드는 지식경제부가 200억원을 출자하는 국제협력펀드로 해외 진출기업이나 해외진출 자회사가 있는 기업, 국내에 진출한 해외기업 등에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펀드 구성을 해외 자본 비중을 50% 이상으로 잡았다.
조수봉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서 5000만달러 출자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9월 중순께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호그린은 또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ADB)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지원, 조만간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세계 37개 신청업체 중 5~6개의 운용사 선정 작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해외 유수 금융기관의 공개적인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참여, 1·2차 심사를 통과한 벤처캐피털은 국내에서 삼호그린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종 운용사 선정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아시아 지역 클린테크 부문 업체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를 제외한 ADB 회원국에 펀드자금의 85%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이에 앞서 아주IB투자도 지난해 하반기 벨기에의 세계적인 화학기업인 솔베이로부터 2000만달러 출자를 받아 4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삼호그린, 아주IB투자와 같은 최근의 사례는 국내 벤처캐피털 펀드 운용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