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연료전지 사업 진출로 포스코파워와의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SK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덴마크의 연료전지 업체 탑소 퓨얼셀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상용화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탑소는 SOFC 관련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로, SK 산하의 TIC(Tech Innovation Center)와 제품 공동개발에 나서게 된다.
◇SK vs 포스코파워=업계에 따르면 그간 SK가 연료전지 부문에서 눈에 띌 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점, 그리고 SOFC라는 차세대 연료전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이 국내 연료전지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SK가 발전용과 건물용 제품을 개발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대표 연료전지 업체인 포스코파워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파워는 기존 국산화를 달성한 발전용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에 이어 건물용 100㎾급 중형 연료전지 개발도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OFC 관련 현재 용량면에서는 포스코파워가 앞선 모습이다. 포스코파워는 이미 5·10·25㎾급 SOFC 원천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반면 탑소는 지난해부터 1㎾급 모델을 실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SOFC인가=SK가 SOFC를 선택한 이유는 아직까지 해당 분야를 선점한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탑소와 기술제휴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SOFC는 연료전지 중에서도 효율이 뛰어나고, 적용의 범위가 넓어 발전용이나 건물용 분산형 전원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현재 개발을 완료하고 실증을 진행 중으로, 특히 미국 블룸에너지는 블룸박스 제품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내년부터 시장 열릴 듯=포스코파워는 이르면 내년 말쯤 5㎾급 건물용 SOFC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이 쉽지 않아 우선 소형 모델부터 시장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탑소도 용량은 1㎾로 작지만 실증단계라 2012년 말이면 제품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탑소는 오래 전부터 사업을 수행해 온 규모가 큰 업체로, SK가 탑소와 협력해 SOFC 사업을 수행하기로 한 만큼 포스코파워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사업화에 있어서는 가격경쟁력 확보, 내구성 제고 등 연료전지의 기존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유선일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