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스가 IT의 현재를 보여줬다면, ITRC포럼은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였습니다. 많은 관람객이 이곳에서 우리나라 IT의 미래를 목격하고 돌아갔습니다.”
임기욱 ITRC협회장(선문대 교수)은 13일 ‘ITRC포럼 2011’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매우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관람객의 동선이 모이는 곳에 포럼 부스를 마련했다. 햅틱 장치를 사용한 실감책, 증강현실을 활용한 동화 구연 등 각종 아이템도 관람객 눈높이에 맞게 배치했다. 대기업 부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그 덕분일까. 올해 포럼 부스 방문자는 지난해 대비 4~5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현장학습 나온 중·고생의 호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몇몇 학생은 “이 연구에 참여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냐”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우리나라 IT의 미래가 바로 ITRC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일반인에게 확실하게 알린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포럼은 대중적 요소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다. 기술적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남겼다는 것이 임 회장의 설명이다.
“현재 30개 대학 39개 센터가 활동 중입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교수만 600~700명입니다.”
이는 국내 IT 관련 학과 교수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이 한 곳에 모여 연구 성과를 나누는 포럼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것. 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임 회장은 설명했다. 특히 융·복합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개발 성과로 세계 각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ITRC가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꼽았다.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지 4년 만에 1위 자리에 오른 애플,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PC까지 내놓은 구글과 경쟁하려면 하드웨어에만 집중해서는 따라잡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한 만큼 고급인력 양성의 요람은 대학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기업은 미래산업을 위한 연구개발에 직접 뛰어들기 힘듭니다. 하지만 대학은 다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개발과 고급인력 양성을 전담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대학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애플·구글을 따라잡는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도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