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 키워드로 각각 ‘스마트’와 ‘3D’를 꺼내들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과 LG 양사가 프리미엄 TV로 제시하고 있는 제품은 3D 화면에다 네트워크 연동이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 TV’를, LG전자가 3D 이슈를 강조하면서 뚜렷한 시각차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는 단순히 수동적인 시청 형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즐기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연동은 물론이고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즐거움을 제공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는 향후 휴대폰과 DVD플레이어, 여러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가정 내 ‘스마트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연내 1000개 애플리케이션 확보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즐기는 TV시대’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3D는 TV 화면을 구현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 차세대 TV 전반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콘텐츠도 부족해 차세대 TV의 대세가 되기 어렵다는 것. 삼성은 3D 기술방식의 논란만 커지면서 다른 주요 기능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도 경계하고 있다.
LG전자는 그야말로 ‘3D 올인’ 전략이다. ‘3D로 한판 붙자’는 공격적 표현과 함께 3D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배경에는 LG전자의 필름편광방식(FPR) 3D가 주도권을 잡았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3D는 최근 IT업계 전반의 빅 화두로 LG전자는 3DTV는 물론이고 모니터와 노트북 등 3D 제품 풀 라인업을 갖췄다”며 “무엇보다 TV는 소비자가 느끼는 화면과 화질이 생명”이라고 밝혔다.
LG의 3D 공세는 TV에 이어 스마트폰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LG는 옵티머스3D가 3D로 촬영하고 무안경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3D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의 전략은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폐막한 ‘월드IT쇼(WIS 2011)’에서도 뚜렷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최고 프리미엄급 75인치 TV를 전시하면서 3D 화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3D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지만 관람객들에게는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보여주는 데 더욱 집중했다.
반면에 LG전자는 전시장 내 모든 서포터들이 3D 안경을 착용하고 FPR방식과 셔터글라스 방식의 비교체험존, 3D 게임존 등을 운영하면서 3D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쳤다.
TV는 과거 흑백 브라운관TV에서 컬러TV를 거쳐 평판디스플레이 TV시대를 거쳤다. 이후 디지털과 HDTV가 화두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는 3D 기능에다 다양한 콘텐츠와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며 “같은 형태의 TV라도 그 키워드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사업 주도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