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거점지구에 구축되는 핵심 거대과학시설이 중이온가속기(KoRIA)다. 중이온가속기에는 앞으로 6년간 총 4600억원이 투입된다.
지하 10m 깊이에 설치되는 대형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는 중이온을 빠른 속도로 다른 물질과 충돌시켜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새로운 원소 외에 다양한 과학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다수의 기초과학연구의 핵심시설로 불린다.
국내에 구축될 KoRIA를 통해 우주 원소지도 완성과 별에 대한 연구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 또 가속기를 통해 탄생 초기에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졌던 우주에서 어떻게 다양한 원소들이 생성됐는지 밝힐 수 있다. 재료·물성기초연구에도 활용돼 중이온 빔을 활용해 초미세 구조를 제작하고 다양한 물질을 초정밀 분석해 나노물질의 이동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린에너지 소자, 차세대 조명재료 등 신소재 원천기술 개발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원자력 에너지 이용도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중이온가속기는 노벨물리학상의 20%가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에서 나올 만큼 첨단 기초과학 분야의 필수시설”이라며 “KoRIA는 3000명 규모의 연구원이 모여 기존 대학 등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과학과 원천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념설계를 마치고 현재 상세설계를 앞둔 KoRIA는 지름 10m의 원형 가속기(사이클로트론)와 길이 200m의 선형 가속기를 결합한 형태다. 규모는 부대 연구시설을 포함할 경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10배 정도 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 가속기 제작을 위한 상세설계를 시작할 계획이다. 상세설계에는 약 14개월이 걸린다.
이 같은 예정대로라면 가속기 완공은 당초 2016년보다 2년 늦어진 2018년쯤 가능할 전망이다. 개념설계는 마쳤지만 예산이 없어 상세설계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과학벨트사업 예산은 1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교과부는 40억원을 상세설계 비용으로 배정했다. 교과부는 별도의 추경예산 등을 검토 중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