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민간전문가가 해당 분야 다수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PD(Project Director) 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그리드·원자력 등의 분야에서도 PD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스마트그리드촉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 때, 김창섭 경원대 교수가 최초의 스마트그리드 PD로 선임됐다.
김 교수는 초대 스마트그리드 PD로 일하게 된 소감을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한마디로 표현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R&D를 총괄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모델(BM)과 기술개발 간 균형을 잡는 부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전력IT 분야는 기술개발 중심의 사업이고, 스마트그리드는 BM 중심의 사업입니다. 결국 지금은 기술개발 트랙에서 BM 트랙으로 변화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상 아직 기술적 혁신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 BM 중심으로 가면 기술혁신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문에 더욱 관심을 갖고자 합니다.”
앞으로 수행할 또 다른 중요 업무로는 ‘갈등 해소’를 꼽았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얽혀있는 만큼 스마트그리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김 PD는 “물론 정책 결정권은 없지만 기술적인 중요도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이해당사자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부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 국가 및 소비자의 편익을 확보하면서 원만하게 갈등이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실증단지 사업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기대를 받아 버블(거품)이 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짧은 시간에 틀을 잡고 국제적인 인지도를 넓힌 점은 분명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간 업계의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앞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가도 되고 안 가도 되는 사업이 아닌, 어떤 상황이 오든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인프라”라며 “시민 모두가 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고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