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우여곡절 끝에 대덕으로 최종 낙점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12월까지 실제 과학벨트 기반조성을 위한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수립·확정하고 2012년부터 부지 상황에 맞게 착공을 실시할 예정이다. 과학벨트의 종합계획이 확정된 지 만 2년 4개월 만에 당초 세종시 원안에서 돌고 돌아 원점 인근에 자리 잡게 됐다.
대덕은 응용 및 산업기술 개발에 일부 기초과학이 접목된 연구기관이 모인 R&D 집적지다. 융합 및 순수기초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벨트와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내기 가장 적당한 곳이다. 더군다나 국토 중심에 위치한다.
◇통합형 과학기술 육성체계 ‘시금석’=이번 과학벨트 선정은 정부가 그동안 과학기술 메카로 육성해온 대덕의 인프라를 액면 그대로 인정하고, 향후 응용과 기초가 어우러지는 ‘통합형 과학기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수 있다.
사실 과학벨트입지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도 대전 신동·둔곡지구가 75.01점으로 2위로 랭크된 대구보다 5.02점 높게 받았다. 대덕은 연구중심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사업화 기관만 23개나 된다. 예산은 산업 및 융합연구 등에 대략 2조원 넘게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 향후 만들어질 기초과학연구원 예산 투입까지 합치면 총 3조원이 넘게된다. 정부 올 R&D 예산 14조 9000억원의 20%가량이 한 지역에 집중되는 셈이다.
◇넘어야할 과제 ‘산넘어 산’=정부는 아예 과학벨트 조성예산을 당초 3조5000억원에서 1조 7000억원을 증액시킨 5조2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기초연구지원 및 연구기반조성을 위해 대구, 울산, 포항지역에 1조 5000억원, 광주에 6000억원이 투입된다. 그러면서도 당초 과학벨트 거점인 대덕과 인근에 2조 3000억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부지나 사업추진은 지자체의 역량이 관건이다. 국책사업이다 보니, 정부가 상당부분 지원은 하겠지만, 일추진 과정에서 당장 중이온 가속기 등이 들어설 신동, 둔곡 지구의 토지 수용 절차 등이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대전의 경우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집행 의지 여하에 따라 사업진행이 좌우된다는 점도 향후 지자체를 곤욕스럽게 할 부분 가운데 하나다.
대덕내 정부출연연구기관간 역할 분담도 다시 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당장 새로 들어설 기초과학연구원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능조정은 필수다. 또 순수과학 측면에서 R&D를 집행해 왔던 기관과 슈퍼컴퓨터 등 거대과학장비를 운영해 왔던 기관 등의 역할에 대해서도 윈윈하는 방향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출연연의 대대적인 기능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맥을 같이 하는 이유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대덕연구단지가 연구인력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제대로된 연구여건을 마련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희범 기자, 정재훈 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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