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괴물, 한국서 SNS 특허 찾기 나선 이유는?

페이스북 특허소송으로 수천억원 노려

 “싸이월드가 먼저 있었으니, 관련 기술을 누군가 미국에 특허출원하지 않았겠습니까. 그것을 찾아주세요.”

 최근 국내 A 특허관리회사 대표가 미국 특허전문 변호사로부터 받은 한 통의 전화 내용이다. A 대표는 이에 앞서 한국에서 대표적인 특허괴물(Patent Troll)로 알려져 있는 인텔렉추얼벤처스로부터도 비슷한 비공식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특허관리회사들이 한국에서 SNS와 관련된 특허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이 SNS 특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대표적인 SNS기업인 페이스북 기업가치가 120조원대로 평가받는 등 SNS기업의 시장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채택한 기술과 정확히 매치되는 특허를 한국 기업·개인이 미국에 출원하거나, 정확히 매치되지 않더라도 미래에 채택할 만한 기술이 한국 내에서라도 출원돼 있다면 이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운이 좋으면 이들 특허전문회사가 페이스북 등과 곧바로 협상이 가능한 특허를 확보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창기에 특허를 등록했다면 용어 등에서 명확하게 매치된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실제로 일부 신기술은 특허 침해율이 95%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들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상장을 추진 중인 링키드인·페이스북 등이 보유한 기술과 정확히 매치되는 특허를 찾아낸다면 엄청난 돈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는 것이 업계 예상이다.

 미국 특허관리회사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지금이 이들 SNS회사에 특허침해 소송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며 기술과 매칭 시 예상 확보금액에 대해서는 “수천억원”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매치되는 특허가 없더라도 한국에 SNS시장이 먼저 열린 만큼 잠재력 있는 SNS 관련 특허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김인한 변리사는 “우리나라가 SNS 분야가 많이 발달해 있으니 앞으로 이 분야에서 특허분쟁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미리 특허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준배·권건호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