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KAIST 김영길 신소재 공학과 교수의 국내 첫 반도체 리드 프레임 개발’ ‘1995년 경종민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인텔 386 호환칩 국내 첫 개발’ ‘2010년 김승우 기계공학과 교수의 수백 km 떨어진 곳에서 1㎚ 오차 이내로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 개발’
KAIST가 개교 40년을 맞아 공개한 65개 개발 기술 가운데 일부다. KAIST는 IT부문 반도체 및 측정기술, BT부문 대사공학 등 일부 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 수준에 올라섰다. 그러나 KAIST가 세계 선도 대학을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KAIST ‘비전 2025’=KAIST가 내놓은 ‘비전 2025’의 핵심은 ‘인류를 향한 지식창출’과 ‘세계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이다.
KAIST는 교육, 연구, 협력, 경영 4개 분야로 나눠 △미래를 여는 전인적 융합형 교육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창의적 연구 △화합과 협력을 통한 발전 △지속 성장하는 KAIST 구축을 세부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KAIST는 12가지 전략방향과 34개의 핵심 전략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 교육 부문에서는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과에 구분 없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특화된 융합 커리큐럼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한 ‘창의적 다빈치 융합 교육’을 도입한다. 또 IT 기술을 접목한 학습자 중심의 디지털 교육 시스템과 스마트폰 및 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녹색 성장 산업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국가 대형 연구시설 유치 등을 통해 공동 연구를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협력 부문에서는 국가의 정책적, 제도적 경쟁력을 과학적 방법론에 근거해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센터를 설립하고, KAIST의 성공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글로벌 서번트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경영 부문에서는 발전기금과 리필형 연구기금을 각각 1조원씩 조성·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그린 캠퍼스와 유비쿼터스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학교를 구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전환점 마련=이번 40주년 기념식이 KAIST의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읽힌다. 서남표 총장의 개혁정책과 학교운영 시스템 등에 대한 개선방안이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내 혁신비상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지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개혁을 향한 리더십,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현재는 뒤섞여 있다.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KAIST의 미래를 결정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최근 서남표 총장이 대통령과 해외 순방을 다녀오면서 거취와 관련해서는 상당부분 정리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며 “KAIST는 이번 위기를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만들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