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회사도 일괄 매각…최소입찰 지분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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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이 5개월 만에 재추진된다.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 공동위원장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매각 방안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작년 12월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며 “매각절차를 신속히 재개해 우리금융지주 매각 추진의 모멘텀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지주사 전체를 일괄 매각하기로 했다. 민 위원장은 “지난해 병행 매각을 추진해본 결과 매각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불확실성도 컸다”며 “실행 가능성을 감안해 지주사 전체를 일괄 매각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최소입찰규모는 지난해 ‘4% 지분 인수 또는 합병’에서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단계부터 ‘30%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으로 결정됐다.

 공자위는 지난해 입찰 작업 중단 시 민영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각종 규제의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박창규기자 jholee@etnews.co.kr

 

 ◆뉴스의 눈

 이제 관심은 경영권 매각 가능성에 모아졌다.

 언뜻 보기에 지난해 4%였던 입찰참여 최소 지분율 요건을 30%로 대폭 올려 문턱이 높아진 것 같지만, 오히려 ‘타깃 세일(살 사람을 대상으로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 효과는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산은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소수지분 입찰자들만 끌어모으는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정부 전략인 셈이다.

 지방은행을 분리하지 않고, 지주사 전체를 일괄 매각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조각내서 팔면 매각 가능성은 조금 높아지겠지만, 전략적 인수자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소매금융(중앙+지방), 기업 지원, 정책금융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초대형 상업은행을 내다보는 유력 매수자인 산은지주에게는 ‘쪼개진 금융회사’가 아니라 ‘통째의 금융회사’가 필요한 것이다. 산은지주가 인수 행보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길이 펼쳐졌다.

 하지만, 17일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산은금융지주로 인수자가 특정 지목되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에 가까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민 위원장은 “산은의 참여 여부는 전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산은지주의 인수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리금융 노조·금융산업노조의 강력한 반발도 있거니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 처리 방식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국책기관인 산은지주에 우리금융을 인수하도록 하는게 합당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민 위원장은 끝까지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표> 우리금융지주 매각 추진 일정

 매각공고(5월18일)→6주간(5.18∼6.29)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예비입찰대상자 선정→예비입찰제안서 접수→최종입찰대상자 선정→예비실사→최종입찰제안서 접수→우선협상대상자 선정→확인실사 및 협상→계약 체결→금융위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