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17일 서울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 전시관에서 ‘제네시스 프라다’의 보도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3월 출시된 2012년형 제네시스 세단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이탈리아 ‘프라다(PRADA)’의 디자인과 소재를 접목시킨 스페셜 에디션이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프라다를 제네시스 연간 판매량의 1퍼센트인 1200대만 한정생산하기로 하고, 올해와 내년에 각 600대씩을 국내시장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의 실내 동승석 측면에는 고유 일련번호가 새겨진 명판이 부착된다.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한정 수량 판매를 검토 중이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럭셔리를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 프라다는 이번에 처음으로 자동차 시장에 이름을 내걸었다. 패션 명품 브랜드가 대중적인 자동차회사와의 협업으로 이 같은 규모의 양산 차량을 탄생시킨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현대자동차는 프라다가 다른 명품과 달리 로고나 과거 유산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으로 명품의 가치를 지키는 브랜드였기에 이번 협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한 ‘모던 프리미엄’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현대자동차와 프라다는 이번 협업을 위해 2007년부터 접촉을 가져왔다. 그리고 평소 자동차에 대해 높은 관심과 열정을 가져온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프라다 회장이 직접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당시 개발 중이었던 제네시스를 살펴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이후로 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양사는 우선 프라다의 디자인을 접목한 제네시스 세단의 시제품을 제작해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고,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2년간의 공동 디자인 개발 끝에 최신형 제네시스를 바탕으로 한 실제 양산 모델의 제네시스 프라다가 완성된 것이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언뜻 보기에 일반 제네시스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프라다가 참여해 손질한 세부사항들에 무시할 수 없는 묘미가 있다. 우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엠블럼 등에는 프라다 가방 버클의 팔라듐 도금을 연상시키는 다크 크로뮴을 적용했다. 19인치 휠과 지붕의 안테나는 프라다가 직접 디자인한 전용 사양. 밝은 빛을 만나면 럭셔리한 펄의 느낌이 강조되는 특수 도색의 검정, 파랑, 갈색 톤의 세 가지 전용 차체 색상도 차별점이다.
실내 곳곳은 ‘프라다 패턴’으로 불리는 프라다 고유의 ‘사피아노(Saffiano) 패턴’ 천연가죽으로 처리해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극대화했으며, 천장과 기둥 부위에는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의 최고급 가죽소재인 알칸타라를 적용해 최고의 럭셔리함을 완성했다. 최고출력 430마력의 타우 V8 5.0 GDi 엔진이 국내 시판용 제네시스로서는 처음으로 적용된다는 점도 제네시스 프라다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엔진 커버는 블랙과 레드 메탈릭 컬러로 강렬한 인상을 주도록 했고, 차체 후면에는 ‘GP500’엠블렘을 부착해 제네시스 프라다만의 희소가치를 더욱 부각시켰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GP500 단일 모델로 운영되고, 판매 가격은 7900만원이다. 양사 공동 작업으로 특별 제작된 사피아노 패턴 가죽의 고급 키홀더와 북 케이스가 함께 제공되고, 특수 트레일러로 제작된 전용 차량으로 출고 고객에게 1대1로 차량을 전달하는 차별화된 배송 시스템도 경험할 수 있다. 비욘드 뮤지엄 내에 사전 예약 고객을 위해 마련한 프라이빗 쇼룸의 디자인 과정에도 프라다 측이 직접 참여했다.
RPM9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