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하이브리드 3년 후에나 본전, 너무 길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105/133347_20110519105329_440_0001.jpg)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특히 현실적인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에는 실 구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가 주축을 이루어 왔지만, 뒤늦게 뛰어든 현대 기아차 그룹도 토요타의 특허를 피해 독자적인 하드타입 병렬 하이브리드를 개발해 시판에 나섬으로써 국산차에도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겠다.
K5 하이브리드를 킨텍스와 임진각 구간에서 시승했다. 기본적인 제원을 살펴보면 150마력을 발휘하는 2.0 누우 엔진과 30㎾(41마력) 전기 모터가 동력을 담당한다. 배터리는 LG화학이 공급한 5.3Ah, 270V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된다. 배터리는 30만㎞까지 내구테스트를 거쳤으며, 보증기간은 토요타가 5년 8만㎞인데 비해, K5 하이브리드는 6년 12만㎞까지다.
K5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토요타를 비롯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변속기로 CVT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동 변속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자동변속기에서 엔진의 회전을 변속기에 부드럽게 전달하는 장치인 토크 컨버터를 없앴다는 점이다. 그리고,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전자식 클러치와 전기 모터를 배치했다. 전기 모터로만 주행할 때는 클러치를 끊어 엔진은 연결하지 않고 전기 모터의 회전이 바로 변속기에 전달된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가동될 때는 클러치를 연결해 엔진의 회전이 전기모터의 회전과 더해진 후 변속기에 전달된다.
K5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은 일반 K5와 크게 다르지 않다. 펜더 위쪽 벤트 부분 엠블럼의 ‘ECO’ 글씨와 트렁크 뒤의 ‘HYBRID’ 엠블럼이 녹색인 것이 시선을 끈다. 실내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적용된 것이 큰 변화다. 동력 운용 상황이나 주행 정보 등을 보다 상세하게 표현해 준다. 에너지 흐름도와 주행 정보는 계기판 가운데 모니터뿐 아니라 7인치 네비게이션 모니터를 통해서도 표시된다.
시승차에 앉아서 모니터를 확인하니 배터리 잔량이 약 80% 정도다. 시동을 켰는데 역시 엔진 시동은 걸리지 않고, 계기판에 ‘READY’ 표시만 들어왔다. 기어를 D로 바꾸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는 소리도 없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킨텍스 주차장을 빠져 나올 동안 엔진은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EV모드로만 주행했다. 도로로 나와서 조금 속도가 올라가자 시동이 걸렸다. 엑셀을 급하게 밟지 않고 지그시 속도를 올리면 60㎞/h까지도 전기모터 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킨텍스에서 임진각까지 가는 구간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고, 바깥 쪽 차선을 이용하면서 60~80㎞/h 정도를 유지하는 주행을 한 결과, 최종적으로 22.1㎞/L의 연비를 달성했다. 함께 시승한 팀들 중 최고의 연비는 25.9km/L가 나왔다. 정상적인 90~100㎞/h로 주행했다면 연비는 많이 낮아졌을 것이다. 하이브리드 카는 평소 주행하는 도로의 형태와 상황, 운전 습관에 따라서 연비 편차가 클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하이브리드카가 기름을 적게 먹는다고 구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임진각에서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자유롭게 급가속과 급차선 변경 등을 시도해 보았는데, 합산 출력이 191마력으로 2.0 GDI의 165마력보다 높지만 그 차이를 느낄 수준은 아니었다. 서스펜션 세팅도 기존 K5와 다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1년에 2만㎞ 정도를 주행한다고 했을 때 약 3년간 K5 하이브리드를 운행하면, 구입 시 일반 K5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지불한 금액을 연료비에서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물론 자신의 운전 습관과 상황이 공인 연비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기간은 더 길어지게 된다. 평소 도심 위주의 주행이 많은 편이고, 부드럽게 주행하는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K5 하이브리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년을 타야 겨우 본전이라는 점은 K5를 선택하기에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박기돈 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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