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지진, 방사능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가 과학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분야인 예술, 특히 음악은 과학과 밀접하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수학자 겸 음악가 피타고라스는 조화로운 소리가 나는 특정 음을 수학적으로 찾아 그 음을 발생시키는 현의 길이 비를 나열했는데, 그 역수가 등차수열을 이루고 있었다. 이에 역수가 등차수열을 이루는 수열을 뜻하는 ‘조화수열(harmonic progression)’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황금비율’도 음악에 적용된다. 음악에는 보통 도입부와 전개, 절정 그리고 마무리가 있다. 음악의 전체적 흐름을 긴 직선으로 봤을 때, 그것을 황금비율로 나누는 부분에서 음악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쇼팽, 모차르트, 바흐, 헨델, 바르토크 등의 음악에서 황금비율을 찾을 수 있다.
아무 음이나 막 낸다고 아름다운 소리가 나진 않는다. 함께 연주했을 때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조합이 있는가 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듣기 싫은 소리도 있다. 음악에서는 이를 화성학으로 설명한다.
프랑스의 수학자 푸리에는 어떤 주기적 파형도 많은 수의 기본적인 파형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푸리에 정리’를 만들었다. 이는 음파에도 적용된다. 여러 가지 악기들의 조화로운 연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웅장한 오케스트라도 파형 분석을 통해 어떤 악기가 어떤 소리를 냈는지, 그리고 같은 악기라도 누가 더 큰 소리를 냈는지 세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악기를 어떻게 조합하면 조화로운 소리를 낼지 알아낼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로 피아노의 기본음들은 조합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든다.
음악은 이처럼 수학 및 과학과 연관성이 높다. 최근 캐나다의 심리학자 로버트 자토르가 이끄는 연구팀은 네이처 신경과학저널에 “추상적 자극인 음악이 음식, 마약, 섹스처럼 뇌의 도파민 분비를 돕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술을 분석하는 순간 더 이상 예술이 아니다’란 말도 있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놀라운 사실이 더 감동을 주기도 한다.
자료:한국과학창의재단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