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휘어지는 메모리 고분자 재료 세계 첫 개발

전남대 화학과 정현담 교수
전남대 화학과 정현담 교수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등 휘어질 수 있는 기판 위에서 동작할 수 있는 메모리 고분자 재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정현담 전남대 교수와 손홍래 조선대 교수는 두가지 종류의 분자를 화학적으로 결합, 마음대로 전자를 가두고 유지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인 사일롤 분자와 절연체인 ‘규소(Si)-산소(O)-규소(Si)’ 분자를 섞어 독특한 구조의 고분자를 만들었다. 또 구성 분자의 전기적 특성 때문에 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의 준위가 급격히 달라지는 일종의 ‘우물’이 존재하고, 여기에 전자를 가둬놓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전자를 저장하고 특별한 조건에서만 지울 수 있는 ‘비활성 메모리’로서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물질은 솔벤트와 같은 용매에 녹기 때문에, 휘어지는 기판 위에 잉크처럼 찍거나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정현담 교수는 “우물형 전자 구조를 갖춘 이 고분자 소재를 활용하면 전기적 안정성이 우수하고 제조 공정도 간편한 비휘발성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관련 논문은 화학분야 대표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에 실렸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kr

조선대 화학과 손홍래 교수
조선대 화학과 손홍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