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韓流` 급물살 탄다

호메이드 알쉬마리 아부다비 조선공사 회장 겸 아부다비 항공기술공사(ADAT) 회장. 그는 아부다비 왕세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최측근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조선ㆍ우주ㆍ항공 분야 산업을 총괄하는 산업계 거물이다.

알쉬마리 회장이 자말 알다헤리 아부다비 기초산업공사(ADBIC) 사장 등 UAE 산업계 거물 30여 명을 이끌고 20일 한국을 찾는다. 지난달 말 UAE 고위 공무원단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지 채 한 달도 안 돼 이번에는 UAE 산업계 대표 기업인들이 방한하는 셈이다.

방한 목적은 한국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들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머무르면서 6ㆍ25전쟁 후 무에서 유를 창출해 60여 년 만에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과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산업 육성 노하우를 전수받을 예정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이희범 STX중공업ㆍ건설 회장,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이 개발 경험을 공유할 강사 역할을 맡았다.

UAE뿐만 아니다. 터키, DR콩고, 인도네시아 등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각국 공무원들이 한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배우기 위해 연일 한국행에 나서고 있다.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을 찾은 외국 공무원은 모두 3555명이다. 1984년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10명 안팎에 불과했던 연수단 숫자가 2000년대 들어 매년 200여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경험 노하우를 전수하는 지식공유프로그램(KSPㆍKnowledge Sharing Program)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004년 KSP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상국은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단 2개국이었으나 지난해 DR콩고,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가나, 리비아, 쿠웨이트 등 17개국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필리핀,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적도기니, 가봉 등 25개국이 KSP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KSP를 시작한 지 7년여 만에 북미와 유럽 지역을 제외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 30여 개도국이 자국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 경제개발 모델을 전수받는 대열에 뛰어든 셈이다.

기획재정부에서 관리하는 KSP 예산 규모도 2004년 10억원에서 올해 140억원대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장보영 재정부 국제개발정책팀 서기관은 "개도국들이 급속한 근대화를 이룬 한국이라는 나라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는 점에서 한국식 경제개발 모델에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식공유프로그램은 한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무상으로 개도국에 전수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수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필요로 하는 개도국에 걸맞은 맞춤형 경제개발 프로그램을 짜주고 실천 방안까지 자문해주면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매일경제 박봉권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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