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은행 영업점 모델로 주목받는 스마트뱅킹 영업점(스마트 브랜치)에 은행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브랜치는 첨단 정보기술(IT) 장비를 통해 무인점포와 페이퍼리스 구현을 목표로 하는 특화 점포를 말한다.
기존 영업점이 고객과의 대면거래에 초점을 둔다면 스마트 브랜치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셀프 서비스를 지향한다. 은행 입장에선 그만큼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서류와 홍보 전단을 줄여 페이퍼리스 환경 구현에 일조하는 것도 주요 설립 목적 중 하나다.
은행들은 스마트 브랜치를 통해 모바일 등 첨단기기에 익숙해진 젊은 고객층의 발길을 점포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도 점포 설립을 검토 중이다.
국내 스마트 브랜치의 포문을 처음 연 곳은 SC제일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 강남에 스마트 브랜치 1호점을 선보였다. SC제일은행의 스마트 브랜치는 지능형 순번표시시스템(IQS)과 화상상담시스템, 디지털 머천다이징 시스템을 갖췄다.
지능형 순번표시시스템은 고객들이 번호표를 뽑고 무작정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자태그(RFID)를 소지한 고객들이 출입문을 통과하면 고객 담당 매니저에게 메시지가 전달돼 신속하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초 일산위시티지점과 트윈타워지점에도 추가로 스마트 브랜치를 오픈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스마트 브랜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도 올 2월부터 시작해 지난 11일 개점한 부산 해운대중앙지점까지 3개월 만에 7개의 점포를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일본과 싱가폴 등 외국에서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부터 국내 점포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스마트 브랜치는 미디어월과 인터랙티브 미디어월, 스마트월, 워크벤치 등의 장비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 정보와 금융상품가입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향후 노후화로 인해 이전하거나 리모델링, 신설되는 영업점을 대상으로 스마트 브랜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하반기에 스마트 브랜치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점포 가운데 3곳 정도를 시범사업 점포로 지정해 운영한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점의 위치나 환경에 따라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국민은행이 현업 부서 주도로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검토 중이며 기업은행은 현업과 IT부서 양측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해 SK텔레콤과 제휴해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추진했지만 하나은행 인수 건으로 보류된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어떤 요소들이 가미돼야 하며 영업조직에 가져다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직원과 고객들이 효과적으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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