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설악산 등 국립공원 관리가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면서 녹색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려내고 있다. 스마트폰은 공원 내 구석구석에 실시간 매니지먼트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스마트패드·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디바이스와 기술이 접목해 시설물관리, 자연자원조사, 로드킬 등 공원관리가 이뤄지면서 ‘유비쿼터스 국립공원’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펼치고 있는 IT융합 국립공원관리 정책을 5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주>
국립공원이 IT를 품었다. 등산객이 조난 구조를 위해 원터치로 신고할 수 있는 스마트폰 서비스가 추진하는가 하면 탐방로, 경관 등 모바일 산행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오는 11월까지 6억6000만원을 투입해 등산 조난자 구조서비스인 ‘원터치’를 9월부터 제공한다. 원터치는 탐방객이 국립공원에서 산행 중 통제 구역이나 위험지역에 접근했을 때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또 조난을 당했을 때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이 앱은 통신이 어려운 산악지역에서도 서비스가 제공돼 코스별 탐방정보, 기상정보, 이동경로 저장이 가능하다. 9월부터 지리산과 설악산 등 9개 국립공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까지 나머지 국립공원에 대한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국립공원은 IT를 활용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방문객의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자연과 IT가 융합되면서 애물단지였던 국립공원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보물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소통형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블로그마을 및 트위터 등을 운영하면서 홈페이지 방문객이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비수기임에도 하루 평균 2만명 이상이 접속하고 있다. 정부기관 홈페이지의 딱딱함을 탈피해 수요자 입장으로 서비스와 분위기를 바꿨기 때문이다. 특히 국립공원에서 쓰레기를 수거해오면 이를 포인트로 변경해 아웃도어 의류를 제공하는 ‘그린포인트’의 경우 입소문이 나면서 접속자가 급증 추세다.
지난해 26개 사무소에 200대의 스마트폰을 공급한 공단은 오는 8월까지 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이용한 자연자원조사 업무용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공단은 올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국립공원의 문을 활짝 열어 놓을 방침이다. 산과 바다 등 정상인도 접근이 어려운 국립공원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진입로를 비롯해 등산로·화장실·식당·주차장 등 장애인을 배려한 완벽한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주홍준 국립공원관리공단 정보서비스 부장은 “국립공원은 순찰·인허가·조사·탐방 등 적은 인원으로 광범위한 관리와 업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IT 활용은 필수”라며 “앞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디바이스를 적극 접목해 유비쿼터스 국립공원(u-Pa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자연을 보호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IT와의 컨버전스가 필요합니다.”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누구나 쉽게 국립공원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IT가 반드시 접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과 IT의 융합을 적극 추천하고 있는 엄 이사장은 자신이 얼리어답터이기도 하지만 국립공원이 얼리어답터가 되기를 독려하고 있다.
엄 이사장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업무에 가장 적합한 기기를 선정하는 것이 국립공원관리와 이용객들의 편리를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 출시되는 제품이 이에 적합한지 관심을 갖고 살피고 있다”며 “이런 작은 노력들이 국립공원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얼리어답터라는 사실은 출시된 지 불과 2주도 안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가 벌써 각 통신사별로 국립공원에서 적합성 테스트에 들어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엄 이사장은 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IT 등 최신 기술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업무의 효율화를 꼽았다.
그는 “생물상태 보존 모니터링 등 국립공원관리 업무의 대부분은 현장에서 이뤄지는데 매번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해 전문가들이 현장에 나갈 수 없는 노릇”이라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센서를 장착하고 국립공원 순찰자들이 사진을 촬영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또는 IT기기를 활용하면 일반인이 할 수 없는 전문 업무를 단순노동으로 바꿔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엄 이사장은 “궁극적으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목표이자 비전인 ‘세계 일류의 공원관리 전문기관’을 달성하기 위해 IT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