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창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생활과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105/134246_20110520155246_948_0001.jpg)
최근에 ‘저를 광고로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북극곰 가족의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후변화로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비단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해 추석 서울을 급습한 기록적인 호우, 최근 ‘악마의 선택’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미시피시강 홍수는 그 현실을 잘 보여준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 전략은 세계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체결된 한·덴마크 녹색성장 동맹이 그 예다. 안보 이외의 분야에서 동맹 관계를 맺는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하는 데 그만큼 녹색성장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녹색성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산업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녹색성장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성장율(6.2%)보다 높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6.7%)을 볼 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수도·승용차 운행 등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국가나 기업의 몫으로 생각한다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의 30%를 줄이려는 정부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가 일상생활에서 절반(43%) 가까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소홀하게 대응한다면 세계 7대 경관에 도전하는 제주도가 자랑하는 용머리 해안을 후손은 역사책에서나 접할지 모른다. ‘악마의 선택’이라는 선택권도 가질 수 없는 북극곰이 미래의 우리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녹색생활을 하지 않는 이유의 대부분(66.6%)이 실천방법을 모르거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 때문이다. 녹색생활은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안쓰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와 같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닌 나의 작은 녹색생활 실천이 필요하다.
여기에 탄소배출을 가격에 반영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녹색생활을 할 경우 혜택을 주는 그린카드도 곧 도입되는데 이런 인센티브가 추가되면 녹색생활을 실천할 동기가 더 높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북극곰을 보면서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북극곰 가족을 살리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자세로 지금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안세창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생활과장 sechang.ah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