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즌2, 상반기 중 점화

 국내에서도 인터넷 시즌2가 개막한다. 1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4 대신에 무한대의 주소를 제공하는 2세대 IPv6로의 전환이 상반기 중 시작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IPv4와 IPv6 서비스가 동시에 공존하는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NHN과 KT 등 국가기간통신사업자가 오는 6월 8일 인터넷 관련 표준화 기구인 인터넷소사이어티(ISOC) 주최로 열리는 망연동 테스트인 ‘World IPv6 Day’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포털 사이트 역시 이번 행사 참여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IPv6 데이는 24시간 동안 IPv6 웹사이트를 올려서 전 세계에서 접속이 가능한지 테스트 및 운영을 해보는 행사다. 지난 1월 구글, 야후, 페이스북이 참여한다고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총 130개 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날 행사에서는 2세대 IPv6 주소에 대한 연동 테스트를 통해 인터넷 속도저하, 접속불능 등의 장애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게 된다.

 김도환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정책과 사무관은 “주요 국내 ISP업체들이 참석하는 데 문제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참석여부는 국내 기업의 자율적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업체들 역시 IPv6 주소 확보량을 늘리면서 2세대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NHN은 이번 IPv6 데이 참가를 통해 글로벌 망연동에 대한 최종 점검을 실시한다.

 다음은 상반기 중 IPv6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며, 이의 일환으로 IPv6 데이 참가 여부도 검토 중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등을 통해 IPv6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IPv6 주소 역시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6월 8일 행사를 기점으로 IPv6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산업적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사용 중인 인터넷주소 IPv4 재고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데다 무선인터넷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모바일기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IPv6로의 전환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IPv4 주소를 배정하는 아시아태평양네트워크정보센터(APNIC)의 재고보유분은 1600만개 밑으로 떨어졌고, 국내 한 포털업체가 보유한 IPv4 주소는 3000개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총 1억1200만개의 IPv4주소가 할당돼 있는 상태다.

 IPv6 데이를 앞두고 주무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도 바빠졌다. 진흥원은 지난 20일 IPv6 연동망 장비 이전 점검에 착수하는 등 차세대인터넷주소로의 전환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혁명으로 ‘1인 다(多)모바일기기’ 시대가 도래하면서 무선용 인터넷 주소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KT는 IPv6와 IPv4를 동시에 지원하는 장비로의 교체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22일 현재 백본망 교체비율은 96%까지 진행됐다.

 임준형 한국인터넷진흥원 책임연구원은 “IPv4 할당종료가 당초 예상보다 2개월가량 빨리지면서 차세대 주소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IPv6 전환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전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Pv4주소는 약 43억개에 불과하지만, IPv6는 이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43억×43억×43억×43억)개의 주소를 제공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