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초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22일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도쿄의 뉴오타니호텔에서 만나 1시간여 동안 회담하고 한반도 정세 안정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원 총리는 특히 "이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의 방중에 대해 원대한 안목을 갖고 전략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을 중국은 유의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과 관련해 남북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한ㆍ중 FTA 협상을 조만간 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돼 왔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한ㆍ중 양국은 이르면 다음달 중 본격적인 FTA 협상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게이힌칸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우선 남북대화에서 북한이 적극적 자세를 제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가동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데 이는 유엔 안보리 조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6자회담 개최 이전에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불용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국 정상은 또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을 감안해 원자력 안전과 재난관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상선언문과 3개 부속문서를 채택했다. 한ㆍ중ㆍ일 3국 FTA는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를 1년 앞당겨 연말까지 끝내고 내년부터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편 한ㆍ중ㆍ일 3국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설치키로 한 3국 협력사무국이 올해 하반기 한국에 설립된다. 초대 사무총장은 신봉길 외교통상부 국제협력대사가 내정됐으며 임기는 2년이다.
[도쿄 = 매일경제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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