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재생테스트베드 나눠먹더라도 내실 있게

[기자수첩]신재생테스트베드 나눠먹더라도 내실 있게

 최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6곳을 선정·발표했다. 당초 최대 5개 이내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던 계획을 변경해 6개 지역 8곳을 테스트베드로 구축키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5+2 광역경제권 호남권 선도 산업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태양광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이 광주·전남은 물론, 충청권과 대경권에도 배정돼 ‘나눠먹기’라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박준영 전남지사는 “광역경제권 사업에서 탈퇴하겠다”며 강하게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는 많을수록 좋다.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시험분석·성능검사·신뢰성 검증·실증 등을 할 수 있는 설비를 집적화한 사업화 지원 거점이 공장과 연구소 근처에 있는 것이 당연히 편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테스트베드 구축 확대 결정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테스트베드가 계획보다 숫자가 늘어난 것에 따른 추가 예산확대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테스트베드 구축에 정부가 3년간 총 480억원을 지원하는데 이는 당초 5개 지역일 때와 8개 지역으로 확정된 지금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바꿔 말하면 5개 지역일 때 적어도 100억원 가량 지원 가능했으나, 8개 지역으로 늘어나면서 60억원 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셈이다.

 물론 중앙정부 투자 사업비 이외에 지자체 예산 등이 추가되면 이보다는 조금 더 많은 자금이 테스트베드에 투입되겠지만, 시험분석·성능검사 등 테스트 장비가 개당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나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과연 대폭 줄어든 사업비로 내실 있는 테스트베드가 구축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정부는 테스트베드 숫자를 늘렸으면 예산 나눠 먹기로 부실사업이 되지 않도록 재정적인 지원 방안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