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난관을 무릅쓰고라도 헤지펀드를 도입하겠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3일 저녁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헤지펀드 도입방안 워크숍’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가요(K-pop)를 예로 들어 헤지펀드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K-pop이 꼽혔다”며 “최고 작곡가, 가수, 엔터테이너, 조명기술자, 음향기술자 등 모든 방면의 전문가가 모인 집단이 K-pop”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헤지펀드는 특정 한 사람이 잘 되는 게 아니라 최고의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모이는 판”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금융 인력이 결집해 엄청난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이고 특히 헤지펀드”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도입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 듯 금융계, 학계 등에서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저 금액 한도에 대해서는 주변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예전에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을 만들 때는 톱 다운(Top-Down)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바텀 업(Bottom-Up) 방식으로 했다”며 “정하지 않고 서로 논의해 답을 찾도록 (주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법 개정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을 다시 한 번 손을 볼 것”이라며 “외부 환경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을 고쳐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헤지펀드 투자 대상과 한도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특히 펀드 금전 차입 한도를 펀드 재산의 400%까지로 제한하는 규정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컸다. 헤지펀드 투자 최소 금액으로 제시된 10억원도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법 개정에 시간이 걸려 시행령 개정을 우선 추진 중”이라며 “이날 논의된 내용을 시행령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