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미끼 매물`에 속지않는 비법은

중고차시장의 대표적인 고질병은 `허위 매물`입니다. 허위 매물은 실제 매물과 가격이나 상태가 다른 중고차, 이미 판매되고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위장된 중고차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기 위해 사용되죠. 미끼 매물(상품), 가짜 매물도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허위 매물은 `싸고 좋은 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합니다.

중고차 쇼핑몰에는 실제 존재하지 않은 값싼 `허위 매물`로 소비자들을 현혹해 매매업체로 오게 한 뒤 형편 없는 중고차를 값비싸게 판매하는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이로써 소비자들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호객꾼에게 협박까지 당하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허위 매물과 사기꾼들을 모두 솎아내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러나 허위 매물에 당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도 않죠.

우선 싼 가격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허위 매물은 정상 매물보다 200만~500만원 정도 저렴한 값에 나옵니다. 게다가 차 상태는 무사고에다 주행거리가 짧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이렇게 값 싸고 품질 좋은 차가 나올 수는 있지만 나오는 즉시 판매돼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죠.

매물이 많은 딜러는 의심해봐야 합니다. 혼자서 100대 이상 매물을 올렸다면 허위 매물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호객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딜러 한 명이 100대 이상 매물을 보유하기도 힘들고, 시장에 100대의 차를 놔둘 곳도 없습니다. 다른 딜러 매물을 판매 대행해 준다고 하더라도 한 명이 100대를 관리하기란 쉽지 않죠.

사진에서도 허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매물 사진을 자세히 보면 설명과 다른 부분이 보입니다. 허위 매물은 이미 팔리고 없는 중고차나 다른 매물의 사진을 가져다 거짓 내용을 넣어 대량으로 만들어집니다. 허위 매물 기획자의 실수로 사진과 다른 내용이 게재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계절에 맞지 않은 사진이 올라와 있거나 차 색상이 사진과 다르게 적혀 있는 게 대표적이죠. 다른 중고차 사이트의 워터마크(콘텐츠 안에 삽입된 저작권 정보)가 찍혔을 경우에도 허위매물로 의심해봐야 합니다.

차량등록증과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로 허위 매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려는 차를 소유한 딜러에게 성능 및 상태점검 기록부와 차량등록증을 요구합니다. 팩스나 이메일로 받으면 됩니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이력정보 서비스(카 히스토리)로 사고 유무를 확인하면 더 좋습니다. 기록부와 등록증을 나중에 보내주겠다고 하는 딜러의 말은 거짓일 확률이 높습니다. 매매업체 소속 딜러들이 판매하는 중고차는 법으로 정해진 성능점검을 받은 뒤 사진을 찍고 쇼핑몰에 게재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허위 매물을 올리는 딜러와 만났다면 교통비와 시간이 아까워도 상종하지 않는 게 현명합니다. 허위매물은 더 큰 걸 낚기 위해 쓰는 미끼이므로, 이 딜러에게서 차를 사면 십중팔구 비싸게 차를 사거나 문제차를 구입하는 등 큰 손해를 볼 수 있죠.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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