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물밑 발놀림이 빨라졌다.
수도권에 영업망을 갖고 있는 저축은행을 하나씩 끼워 매각 패키지가 꾸려지게 됨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훨씬 ‘구미’가 당기는 분위기다. 매각 대상 저축은행의 순자산 부족분(부실규모=예보 지원금)을 감수하더라도, 최대의 시너지를 거두기 위한 주판알 싸움이 본격화됐다.
24일 예금보험공사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7곳을 △중앙부산(수도권)+부산2+도민 △전주(수도권)+부산 △대전(수도권)+보해 등 3개 패키지로 묶어 입찰 공고하고, 다음달 실사 및 입찰을 거쳐 이르면 8월 말 영업 재개 일정을 내놓았다.
규모의 경쟁에서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4대 금융지주는 인수 대상을 시나리오별로 검토해 왔다. 우리금융은 이미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이번에 1개 이상을 추가 인수함으로써 소유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KB와 신한금융도 이번만큼은 경쟁 지주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감추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도 론스타와의 협상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번 패키지 중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면 주저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실상 매각 입찰 공고보다 다른 금융지주의 움직임에 더 예민해 있는 상태”라며 “정부의 서민금융 신뢰 회복 의지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수도권 영업망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금융지주로선 얻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패키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개별 저축은행 매각을 진행하되 입찰 자격은 처음 패키지 입찰 때 응찰한 곳으로 제한했다. 따라서 4대 금융지주는 설사 입찰에서 떨어지더라도 다음 단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첫 패키지 입찰에 모두 뛰어들 공산이 큰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한편, 남은 관심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이외에 타 금융업권도 이번 저축은행 인수에 뛰어들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이전부터 유력한 입찰자로 거론돼 온 증권사 관계자는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권에선 증권사 단독 또는 증권사 중심의 컨소시엄이 이번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새로운 합작 모델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표/저축은행 매각 일정
일자내용
5.26(잠정)투자설명회(IR) 개최(매각주간사)
~ 5월말인수의향서(LOI) 접수
6월 중순매수자 재산 실사(약 3주간)
6월 하순 ~ 7월초패키지 및 개별 입찰
7월 중순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8월 중순계약이전 및 영업재개
자료:예금보험공사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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