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러리스 카메라(렌즈교환식 카메라·일명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소니·파나소닉 등 주요 업체들이 ‘스타 카메라’를 내놓지 못한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24일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는 전체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초 3%에 불과하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점유율은 7월 14%로 높아졌다. 이후 10% 초반대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성장률이 정체되는 모습이다. 올 3월 14%대를 회복하는 듯 싶었으나 이후 2개월 연속 점유율이 하락세다.
업계는 신제품 출시 부진을 성장률 정체 원인으로 꼽았다. 카메라 본고장인 일본 카메라 업체들이 대지진 영향으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특히 소니와 파나소닉 등은 제품 공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전체 시장점유율까지 하락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신제품 출시가 예전보다 많지 않은 게 시장상황” 이라며 “삼성을 포함해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도 시장 점유율 차이가 뚜렷한 편이다. 지난 2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서 56.32%로 올 들어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소니는 3월부터 줄곧 하락해 5월 현재 25.27%로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파나소닉도 지난 1월 23.14%에서 현재 16.67%까지 점유율이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진 피해가 작은 올림푸스는 점유율이 16%대에서 36%까지 뛰었고, 삼성전자도 8~9%대에서 19%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부에서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큰 인기를 얻었던 미러리스 방식이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DSLR 업체 관계자는 “미러리스는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단순 유행일 수 있다”면서 “최근 판매 부진은 이러한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의 카드는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주요 미러리스 카메라 업체들이 대지진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7월께부터 신제품을 적극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 미러리스 카메라 진영이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1. 미러리스 카메라 월별 판매 점유율
자료: 다나와
표2. 2011 제조사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 다나와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