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국내 IT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KOTRA는 24일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하이얼 본사에서 한국 IT통신 및 융합 분야 중소기업 13개사가 참가하는 ‘하이얼-한국 IT 플라자(Haier-Korea IT Plaz)’를 개최했다.
하이얼의 적극적 요청으로 이뤄진 상담회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기업과 하이얼의 협력 모델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KOTRA와 하이얼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달 19~20일 서울에서 진행된 ‘하이얼그룹 초청 수출 상담회’ 후속 행사다. 하이얼이 이례적으로 행사 한 달 만에 상담기업 중 20개사와 추가 상담을 요청해 이뤄졌다.
최종 상담에는 알서포트, 이즈커뮤니케이션즈, 네오엠텔, 아비코전자 등 13개사가 참여했다.
왕다오민 하이얼 구매부문 총감은 “향후 하이얼의 혁신적인 제품 라인업 구축을 위해 이번에 초청한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 관계를 꼭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중국은 최근 세계의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기술 수요국으로 변신했다.
하이얼그룹의 국내 IT기업 대상 러브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이얼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기업이다.
한국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이례적인 러브콜은 한국 첨단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이얼은 현재 다양한 IT·통신 기술과 융합한 스마트 가전을 시작으로 유비쿼터스 신제품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하이얼이 주목한 한국 첨단기술은 스마트패드(태블릿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에 필요한 솔루션은 물론이고 초광대역(UWB) 무선통신, 디지털위성방송 셋톱박스, 모바일싱크솔루션 등 첨단 디바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초극세사, 교육 콘텐츠, 외장 신소재 등의 제품도 눈에 띈다.
지난달 한국에서 2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20개 기업을 추려낸 데 이어 2차로 13개 기업을 골라냈다. 13개 기업들은 모두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갖고 있거나 첨단 기술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하이얼 파트너로 선정되면 단번에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성근 KOTRA 해외마케팅본부장도 “이번 초청은 우리 중소기업들의 해외경쟁력이 높아졌고 갈수록 팽창하는 중국 가전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내 우수기술이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 궁극적으로 한국 산업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중국의 변화에 민감한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최대의 생산기지나 수요시장으로만 여겼던 중국에 대한 시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하이얼의 국내 첨단기술에 대한 소싱을 다양한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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