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업전략 개방형 플랫폼으로 가야"

 전기차 시장 사업 전략이 개방형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마디로 개방형·수평형 플랫폼 전략으로 수 많은 개발자들을 시장에 끌어들이며 IT산업 전반을 뒤흔든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 비해 영세한 국내 전기차 전문 중소업체들의 장기적인 성장과 국내 전기차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2011 전기차 사업 전략과 관련 기술 개발 및 표준화 현황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에 나선 배효수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 국장은 “앞으로 전기차 신사업 전략은 플랫폼 전략으로 가야 하며 이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표준화, 네트워크 효과의 급속한 확대, 디지털 컨버전스의 진화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제조 측면에서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공용 플랫폼을 오는 2015년까지 전기차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를 만드는 핵심 골격이라고 볼 수 있는 프레임·모터·기어·배터리를 결합한 하나의 개방형 플랫폼에 운용체계(OS) 개념의 소프트웨어를 합친 공통의 플랫폼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표준 플랫폼 위에서는 다양한 차종이 사용자 요구에 최적화해서 주문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이른 틈새시장을 공략하자는 사업 전략이다.

 배 국장은 “전기차 시장은 아직 대중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시장 및 틈새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갖춰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는 결국 제조·판매·서비스·금융 등 모든 부문이 수직적으로 체계가 갖춰진 대기업으로서는 불가능하며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치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충전 인프라, 판매 유통, 전기차 리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 참여자를 늘리고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면 뒤처지고 있는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세미나를 주관한 협회 측은 오는 2015년까지 개방형 플랫폼이 구축되면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전기차 시장과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춘근 전기자동차산업협회장은 “이미 미국은 최근 4억달러 규모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과 활성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 스스로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기조 발표 외에도 전기차 기술개발 및 표준화 현황, 전기차 기반의 사업화 전략 등 두 개의 세션으로 열띤 발표가 이어졌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