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로 예정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컴퓨팅 플랫폼 ‘윈도 애저’ 국내 출시 시기가 내년 상반기께로 재차 늦춰질 전망이다. 미국 등에서 작년 1월 정식 출시돼 이미 상당수 국가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서비스는 2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해외법인을 통해 윈도 애저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국내 이용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6일 한국MS 관계자는 “당초 올 하반기 중에 윈도 애저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신용카드 지불결제 등의 문제로 내년 상반기에나 출시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MS의 윈도 애저는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 클라우드 서비스로 개발 플랫폼을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 서비스다.
현재 윈도 애저는 우리나라에서 베타 버전 형태로만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년 반 전인 작년 1월 정식 버전이 출시됐으며, 전 세계 4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이에 국내기업들은 베타 버전을 업무에 시범활용하고 있지만 정식 버전 서비스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대·기아자동차 등 해외에 법인을 둔 여러 대기업은 현지에서만 정식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윈도 애저 출시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를 한국MS는 과금체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려면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필수적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신용카드 인증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서비스업체들과 단문메시지(SMS) 결제 통보 서비스에 관한 협의도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 지난해 문제가 됐던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법률규제와는 무관하다는 게 MS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이 소요되는 것에 대해 고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치를 낮게 본 한국MS가 서비스 출시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한국MS측은 “고객들의 오해와는 달리 신용카드 결제 부분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많은 처리 과정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식 서비스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MS는 현재 윈도 애저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기업들에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무상으로 사용해 볼 것을 권해 왔다. 하지만 출시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또 다시 늦춰진 만큼 고객 유치 및 관리를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MS는 현재 KT 등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사업자들과 활발하게 협상 중이다.
2008년 10월 ‘개발자콘퍼런스(PDC) 2008’에서 윈도 애저 공개→2010년 1월 미국 공식 출시→2010년 3월 한국 출시계획 발표→2011년 하반기로 한국 출시계획 연기→2012년 상반기로 재차 연기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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