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기반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 포스코가 상상하고 만들어 낸 스마트 제조 공장이다.
오창식 포스코ICT 스마트워크팀장은 포스코를 포함해 철강 관계사들의 IT를 조율하면서 ‘현장중심’ 스마트 공장 구현을 이끌고 있다.
오 팀장은 “2009년 10월에 최고 경영자의 승인을 받아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스마트’ 과제들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일반적으로 모바일 오피스 등 사무실 내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만 중점을 두는 최근의 추세와 달리 조업 ‘현장’에 초점을 뒀다는 점이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워크라는 큰 틀에서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웍스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스마트 인프라 등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됐다.
특히 스마트 제조공장을 구현한 ‘스마트 웍스’ 프로젝트가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품질과 생산의 우선순위를 현장에 두고 블루컬러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이 혁신의 근간이라고 믿은 포스코의 뚝심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장 작업자들의 업무를 면밀히 분석하고 집적된 노하우를 살려 RFID와 스마트폰 등 융합 정보기술을 과감히 개발 및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스마트폰과 RFID 중계기인 ‘크래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RFID 드라이버’, 그리고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 등 스마트폰에 탑재된 각종 업무용 솔루션을 직접 개발해 접목시켰다.
오 팀장은 “많은 기업들이 투자효율성(ROI)을 따지느라 투자 시기를 놓치는데, 포스코 최고 경영층이 이를 뿌리치고 과감히 결정한 것은 대단한 용기였다”며 “일단 추진하라”고만 주문했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결단력 없이는 과감한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성과 지표들이 나오자 공장도 신이 났다. 재고가 줄어들고 품질은 높아지자 벤치마킹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포스코의 공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우리가 개발한 갤럭시S를 이렇게 생산 업무혁신에 잘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다”며 감탄하고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변화관리’였다. 현장의 작업자들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 팀장은 “어떤 이들은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했다”며 “변화관리 방법론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등 사용자들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부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