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대기업 앞에서 당당하게 갑(甲) 행세를 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현직 공무원이 오랜 기간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단속과정에서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중소기업의 특징을 제시해 화제다.
이경만 공정거래위원회 과장은 ‘젊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거래의 7가지 함정(21세기북스)’이란 책을 통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다. 대기업과 거래를 터는 순간 찾아오는 유혹들로, 여기에 빠질 경우 중소기업은 지속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 과장은 강조한다.
그가 제시한 7가지 함정은 전속거래, 핵심기술 유출, 핵심인재 이탈, 실속 없는 매출, 구매선 교체, 시장 잠식, 입찰 경쟁 등이다. 예컨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대기업이 호평을 하며 전속거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중소기업이 응할 경우 전속 유통사로 전락하게 되고 이는 중소기업이 향후 판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대기업의 유혹에 빠진 중소기업을 ‘굴복한다’고 표현하고, 그 피해사례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 과장은 중소기업이 빠질 수 있는 7가지 함정 이외에도 창업 성공의 전제조건 4가지, 중소기업 성장전략 4가지를 함께 제시했다. 15년간 트럭 1대분의 창업자료를 마련하는 등 철저히 준비된 창업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최근 크게 활기를 띠고 있는 스타트업(Start Up) 창업인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경만 과장은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중 5% 정도만이 독보적인 기술로 대기업 앞에서 당당하게 맞선다. 우리 기업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정한 한국 비즈니스를 알아야 한다”면서 “그런 성공 강소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이 과장은 내무부를 거쳐 부산시청에 근무하다가 중소기업인이던 가족이 보증으로 고충을 겪는 것을 보고 중소기업 문제에 관심을 가져 공정위로 자리를 옮겼다. 공정위에서 하도급개선과·가맹유통과·소비자안전정보과장을 거쳐 현재는 청와대에 파견중이다. 중소기업 CEO 3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중소기업 지식공유 블로그 ‘지피지기(www.1234way.com)’를 운영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