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잭 웰치의 리더십만 연구해야 합니까. 우리에게는 잭 웰치보다 인격적으로 더 성숙하고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전쟁 상황에서도 긍정의 리더십을 발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임금을 설득하고 부하를 리드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능했고, 솔선수범하면서도 부하 장수들을 믿고 맡기는 팀워크를 중시했습니다. 난중일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내적 성찰의 리더십도 발휘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파워 리더십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이부경 알에프앤유 대표의 말이다. G밸리 입주기업 CEO들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이 대표의 강의에 귀를 쫑긋했다. 과연 이 충무공의 파워 리더십을 중소기업 경영에 어떻게 접목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 ‘한신IT타워’ 입주기업 CEO들이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거제도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테마여행’을 떠났다. 김한기 전 구로상공인회 회장, 이영재 경영자협의회 회장, 장영규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30여명의 G밸리 기업 임원들이 ‘파워 리더십 버스(www.leadershipbus.kr)’에 승선, 충무공의 리더십에 대해 공부하고, 칠천량 해전, 율포해전, 옥포해전, 경상 우수영터인 가배량 등 주요 전적지를 답사했다.
이번 테마여행의 강사로 참석한 김덕수 예비역 해군 제독은 “이순신 장군은 23번의 해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며 “충무공이 이처럼 전쟁사에 남을 만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프로젝트관리(PM)의 달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 제독은 “이순신 장군이 승리한 해전을 연구해 보면 그가 인적자원, 위험, 조달, 통합 등 지식 영역별로 필요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육지에서나 쓰는 전법인 ‘학익진’을 해전에 적용한 것은 전쟁사에 유례가 없다”면서 한산대첩의 승리에 이 충무공의 발상의 전환과 빈틈없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테마 여행단이 방문한 전적지 가운데 칠천량 해전은 역사의 뼈아픈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곳이다. 원균의 지휘 하에 있던 조선 수군이 500척 이상으로 구성된 일본 수군의 포위 공격을 받아 140여척의 배가 침몰하고 수 만 명의 수군이 전멸한 것. 리더의 잘못된 판단이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고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원균은 자기 부하도 통솔하지 못하면서 상사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수많은 도망자가 발생해 전투력이 떨어졌고, 임란 최대의 실패한 전쟁으로 기록됐다. G밸리 CEO들은 리더의 잘못된 판단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기업을 한 순간에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이영재 경영자협의회 회장은 “이번 테마여행을 통해 이 충무공의 위기관리 리더십, 긍정의 리더십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기업 경영에 접목한다면 기업의 경영 위기를 좀 더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신 파워 리더십 버스 운영자인 이부경 대표는 “이순신 장군은 리더이면서도 훌륭한 팔로어였다”면서 국내 기업 경영에도 이순신 장군의 파워 리더십 바람이 불기를 기대했다.
한편 이번 테마 여행단은 우리 민족 비운의 장소인 거제 포로수용소와 한 부부의 ‘꿈은 이뤄진다는 신념’으로 한려수도의 외딴 섬에서 작은 천국으로 바뀐 외도를 방문,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거제=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