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이 태양광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에쓰오일은 태양전지 주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한국실리콘의 지분 33.4%를 26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에쓰오일은 이번 투자로 한국실리콘의 2대주주가 됐다. 제 3자 배정 방식으로 증자한 것을 에쓰오일이 그대로 인수한 것이다. 기존 대주주인 오성엘에스티와 함께 조인트 벤처 형태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엔 변화가 없으나 지분율이 떨어진다. 최대 주주인 오성엘에스티가 우호지분 포함해 55.2%고 신성홀딩스가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최종 계약서 작성 과정 등을 거쳐 6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한 후 이사회를 열어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3대 주력사업으로=에쓰오일은 이번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기존 정유·석유화학과 함께 3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게 된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직접 제조하기 보다는 이번과 같이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의 지분을 인수,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전략이다.
사실 에쓰오일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한다는 건 예견돼 왔다. 최대 주주인 사우디 아람코가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 바 있다.
지난해 10월 STX와의 에너지 분야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할 때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한 협력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STX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설정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완공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기존 사업 분야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 진출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왜 태양광인가?=에쓰오일이 태양광을 우선 택한 것은 경제성이다. 2년여의 검토 결과, 태양광이 경제성이나 전망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우수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폴리실리콘의 제조 공정이 가스·정제·회수 공정 등 정유와 유사한 점이 많은 것도 투자 결정에 힘을 실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한국실리콘은 OCI와 함께 국내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로 증설 투자가 완료되는 2012년에는 연간 1만20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라며 “필요하다면 추가 투자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