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국내 심리학자가 참여한 사회과학논문이 게재됐다.
김기범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논문 ‘경직된 문화와 유연한 문화의 차이’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고 성균관대가 31일 밝혔다.
이 논문은 ‘경직된(tight) 문화’와 ‘유연한(loose) 문화’의 차이를 설명한 것으로, 33개국 대학생과 직장인 7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주저자인 미국 미셸 겔펀드 메릴랜드주립대 교수와 30여 개국의 심리학자들이 참여한 이 연구는 ‘경직된 사회(엄정한 사회규범을 가지고 있고 일탈행동에 관용적이지 않은 사회)’와 ‘유연한 사회(사회규범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고 일탈행위에 관용적인 사회)’의 문화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상호의존도가 높아가는 상황에서 문화적인 협력을 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직된 사회는 일탈행위에 대해 인내심이 적고 강한 민족중심주의 성향을 보이며 더 많은 질서와 규범을 갖고 있고 범죄가 적지만, 유연한 사회는 인내심이 많고 선택이 폭이 넓으며 질서와 규범이 적지만 범죄율은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경직된 문화에서 유연한 문화로, 유연한 문화에서 경직된 문화로 이동할 때 경험하는 생태, 제도, 일상 상황 및 사람들까지 그 모두를 훨씬 잘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또 ‘잘 사는 경직된 사회’도 있으며 ‘못사는 유연한 사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두 문화가 연속선상에서 양극단에 놓인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공동저자인 김기범 교수는 “한국사회는 경직된 문화인데, 생태적-역사적 환경이 원인”이라며 “이 연구는 다른 문화의 심리적·행동적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문화 간 편견과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