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중기청장이 전하는 `딸 대기업 · 中企 인턴 체험기`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A씨. 대학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에 올라가기 전 취업 스펙을 높이기 위해 한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문구회사인 그곳은 퇴근 후 집에 와 밤새 일할 정도로 A씨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비록 인턴임에도 A씨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전국 매장에 깔려 판매되는 걸 보고 더욱 일할 맛을 느꼈다. A씨는 급여에 상관없이 7개월간 이곳에서 즐겁게 일했다. A씨는 중소기업에 이어 대기업에서도 인턴으로 일했다. 하지만 대기업 인턴은 A씨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딱히 뭐 시키는 일이 없어 며칠간 책만 읽었다. 아무도 A씨에게 무얼 가르쳐주지 않았고, 심지어 점심을 같이 먹자는 말도 없었다. 결국 A씨는 일주일만에 대기업 인턴생활을 그만두었고, 졸업 후 대기업보다는 알찬 중소기업에 취업할 것을 결심했다. A씨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 300만 중소기업의 최고 도우미인 김동선 중기청장의 딸이다.

 김 청장은 31일 인천대에서 열린 ‘수도권 창업동아리 통합 워크숍’ 행사에서 딸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학생들의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해 직접 강사로 나섰다.

 창업에 관심이 많은 수도권 창업동아리 소속 200여명의 대학생들 앞에서 김 청장은 “사실 나는 여러분들이 부럽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인 20~30년 전만 해도 지금과 같은 창업지원제도가 없었으며 일할 만한 중소기업도 드물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지금은 알찬 중소기업이 많으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기회가 더 있으며 배울 것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사가 열린 송도에 위치한 강소기업인 코텍을 예로 들며 “LG와 삼성의 2, 3년차 직원을 스카우트할 만큼 우수하다”고 소개했다.

 김 청장은 중기청이 시행하고 있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해외 창업을 늘리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에 예비 창업자를 파견, 이곳에서 직접 배우고 창업까지 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아는 자와 좋아하는 자는 결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논어 구절을 인용하며 “본인이 스스로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직업으로 택하라”고 조언한 김 청장은 청년예비 CEO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창의와 혁신 △소통 △팀워크 △글로벌마인드 △나눔의 문화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이날 행사에는 백두옥 창업진흥원장, 이종갑 한국벤처캐피털협회장 겸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양해술 창업선도대학협의회장, 안경수 인천대 총장, 박영수 인천중기청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