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2018년에 시험발사

 정부가 나로호 발사실패를 딛고 국내 독자기술로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사업추진 체계를 대폭 변경했다. 이를 통해 2018년에는 발사체 시험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나로호와 달라=나로호의 경우 1단 발사체를 러시아의 기술로 개발했지만, 한국형 발사체는 모든 것을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다. 정부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발사체 개발이 최종 완료(2021년)된 이후 시험발사를 실시하는 단일 검증체계에서 벗어나, 총 사업기간을 3단계로 구분해 단계별로 성과를 검증·보완하는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기본엔진(75톤급) 개발이 완료된 시점(2018년께)에서 기본엔진 1기를 사용한 시험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2단계)할 예정이다. 이후 기본엔진 4기를 묶어 300톤급 1단용 엔진을 개발해 한국형 발사체를 최종적으로 완성(3단계)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에는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된다. 양성광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우주사업은 국가 주도 사업으로 매칭펀드를 활용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매칭펀드 적용을 협의 중”이라며 “개발과 제조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추진단 변화=정부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전담할 사업단장을 공모한다. 이는 나로호 사업을 항우연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수행한 것과 다른 방식이다. 단계별로 명확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결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한 과기계의 반응은 다양하다. 또 나로호 실패 원인규명 과정에서 기관장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에 벌어진 데 대한 후속장치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개발을 주도해온 항우연 연구원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따져 봐야한다”며 “국내 산·학·연이 모두 참여하는 개방형 사업단 체제로의 개편이 한국형발사체와 앞으로 진행될 나로호 3차 발사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별도의 사업단을 꾸리고 사업단장에게 전권을 준다고는 하지만 교과부가 예산권과 평가권한을 쥐고 있는 한 사업단장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업을 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항우연의 반응이 차갑다.

 항우연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빌미로 기관을 허수아비로 만들려 하는 것과 다름아니다”며 “이번 정부 결정에 대해 연구원들은 대체로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업단장 선정은 어떻게=대형 복합시스템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공모한 후, 시스템 엔지니어링 경험 및 조직경영 역량과 운영계획서에 대한 평가 등을 거쳐 선발한다. 1차 평가를 위한 사업단장 공모기간은 6월 1일부터 14일까지이며, 서면·면접평가와 발표평가(운영계획서)를 통해 7월 중 적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 1단계 사업단장에게는 △액체엔진 시험설비 구축 △발사체시스템 및 75톤급 액체엔진 예비설계 △3단용 5~10톤급 액체엔진 종합연소시험을 통한 성능 확인 등 명확한 임무가 부여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