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가 이달 총 거래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본사의 매출과 이익률이 얼마나 되는 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무리한 마케팅으로 인해 거래액은 늘어났지만 실제로 들어온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거래액 개념은 매출과 달라…일부 상품, 손해 보고 팔기도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31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달 티켓몬스터가 판매한 딜(deal)의 총 거래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며 "지난해 5월 10일 서비스를 오픈한 이래 1년만에 거래액은 1000배, 회사 규모는 100배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거래액이 1000배가 됐다면 이윤도 그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소셜커머스 업체의 거래액은 일반 기업의 매출과는 다른 개념이다. 일반 기업과 다르게 소셜커머스 업체의 경우 매출을 산정하는 기준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현재까지는 거래액이 매출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거래액은 소셜커머스 업체가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상품(쿠폰)의 총 판매금액을 합산한 개념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거래액의 15~20%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익으로 취하게 되며 나머지 금액은 해당 제품을 실제로 판매한 업체에게 돌아간다.
심지어 일부 대규모 딜의 경우 소셜커머스 업체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가에 가까운 가격에 물건을 구입한 뒤 손해를 무릅쓰고 반값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정가가 10000원인 상품을 제조업체로부터 8000원에 사서 이용자들에게 50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이 경우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커녕 소셜커머스업체의 손실만 커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딜을 일명 `지원딜`이라고 부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티켓몬스터의 딜 중 가장 많은 거래액(12억원)을 기록한 불고기 브라더스 할인쿠폰이 바로 `지원딜`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켓몬스터의 이달 거래액은 지난달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 매출은 오히려 적어졌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티켓몬스터 측은 "불고기 브라더스의 경우 마케팅 차원에서 일반적인 딜보다 수수료율을 낮춘 것은 맞다"면서도 "`지원딜`이라거나 수수료가 아예 없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 거래액 큰 의미 없어…마케팅비 출혈지출로 적자 지속
티켓몬스터 측은 월별 마케팅비 지출 수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매달 변화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발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거래액만 늘어났을뿐 수익은 거의 오르지 않거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발표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액이 발표된 직후 간담회에서는 티켓몬스터의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률 등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신 대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루폰의 경우에는 거래액을 매출로 보고 있다"는 등 애매한 답변만 되풀이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소셜커머스 산업이 자리잡지 못한 상태에서 과열 경쟁이 이어지면서 TV광고 등 마케팅비 지출이 수수료 수입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매출이 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액과 점유율 등으로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티켓몬스터는 다른 선두권 업체보다 수수료가 낮고 지원딜의 빈도가 잦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액은 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티켓몬스터의 전병철 재무회계팀장은 "딜에 따라 월별 평균 수수료율이 변동될 순 있지만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달 거래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불고기 브라더스 등의 수수료 하락분을 만회했기 때문에 전체 수입(매출)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 팀장은 이어 "아직 국내 소셜커머스 산업이 초기단계라 대부분 업체가 마케팅 비용, 인건비 지출 등으로 인해 실제 수입은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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