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앞두고 4대강 곳곳서 보강공사 `비상`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4대강 곳곳에서 홍수에 대비한 보강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장마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고 집중호우도 더 잦을 것으로 예보된데다 봄비에도 임시 물막이가 터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던 터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수해가 훨씬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16개 보(洑) 공사를 끝내고 임시 물막이와 교량을 철거, 강물 흐름 폭을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홍수 피해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지금까지 4억㎥에 달하는 준설로 홍수위가 최대 1.7m 낮아지고 제방도 보강해 본류에서의 수해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의 임시 물막이 철거가 7월 중순 이후로 늦춰지는 등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지류의 안전대책 문제도 제기되면서 비 피해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있다.



승촌보 현장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4대강 살리기사업 가운데 하나인 광주 남구 승촌보 공사 현장. 현재 승촌보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다리가 놓이면서 97%의 공정률을 보이는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지만, 본격적인 집중호우철을 맞아 본류와 연결되는 지천의 범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인근 지천에 범람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은 모습. <<지방기사 참고>> 2011.6.1 minu21@yna.co.kr

◇"봄비에도 터졌는데…"..올 장마철 강수량 평년의 120%

남한강 강천보의 임시물막이는 5월 기준 50년 빈도에 해당하는 초당 828t의 강물 유입에 넘치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지난 4월 31~5월 1일 80~90㎜의 비에 일부가 터졌다. 당시 충주댐과 지천에서는 초당 1천t의 물이 내려왔다.

지난 5월 8일 봄비에는 낙동강 구미광역취수장 앞에 설치된 취수용 임시물막이가 무너져 구미와 김천, 칠곡 일대의 식수공급이 닷새간 중단됐고, 9일에는 낙동강 상주보의 임시물막이가 비에 유실됐고, 준설토를 나를 때 이용하던 임시교량이 붕괴됐다.

이처럼 봄비에 속절없이 당한 4대강 사업지가 우기에 얼마나 견딜지 염려된다.

기상청은 지역별로 6월 23~25일 시작해 1개월간 이어지는 장마철이 올 여름에는 일찍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올해는 평년보다 20% 이상 많은 비가 내리고 집중호우의 빈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0년간 장마철 평균 강수량은 중부 362.8㎜, 남부 351.2㎜인데 지난해에는 중부 237.8㎜, 남부 321.5㎜로 평년에 비해 적었었다.

◇5개 보 공사 지연.."준설.제방강화로 본류 위험 없어"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5월 23일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69.8%로 보는 93.2%, 준설은 90.3%다.

16개 보(낙동강 8, 한강 3, 금강 3, 영산강 2)는 당초 6월 말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여주.강천.함안.합천.달성 등 5개보는 보름이상 완공시기가 늦춰질 전망이다.

봄비에 따른 가물막이 유실 등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완전무장`을 못한 채 장마철을 겪게 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보 공사는 6월 말 모두 끝나 통수단면이 대폭 확대된다"며 "5개보 공사장은 가물막이 철거가 필요해 완공 시기가 늦춰진 것이므로 보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임시물막이도 150㎜ 집중호우에도 견디도록 보강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임시물막이 유실도 문제지만 보 자체의 설계가 잘못된 곳이 많다"며 "하천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인근 제방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1.4억㎥ 준설로 홍수위가 최대 1.7m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까지 4억㎥ 이상 준설했고 제방도 보강해 본류의 수해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역행침식 지류가 더 위험" vs."하상유지공으로 방지"

환경단체는 4대강 본류 준설에 따라 본류와 지류 강바닥의 높낮이에 차이가 나며 지류의 유속이 빨라짐에 따라 합류지점부터 지류 상류 쪽으로 발생하는 역행침식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4대강 사업대응 하천환경 공동조사단`은 지난 5월 1일 봄비에 남한강 지류인 여주군 한천의 둑 위 20~30m 시멘트 도로가 내려앉은 모습을 예로 들었다. 역행침식으로 지류 둑이 터지거나 교량이 붕괴돼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역행침식을 막고자 국토해양부는 지류 112곳에 하상유지공(강바닥이 패는 것을 막으려 돌을 쌓는 등으로 설치된 구조물)을 6월 말까지 설치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직경 1m의 돌망태 하상유지공도 급류에 쉽게 휩쓸리고, 물길을 방해해 수해를 키운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과 기술검토를 거친 관계로 하상유지공이 유실될 염려는 없고 본류의 준설로 물 흐름이 좋아져 지류의 홍수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따른 안전사고도 대책 마련 시급

공사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준설선 침몰, 인부 익사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요구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에 따르면 4대강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4월에만 6명이 숨지는 등 지난 2009년 8월16일부터 올해 4월18일까지 모두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안홍준 의원(한나라당)이 지난 5월 11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대강 사업지의 산업안전 지적건수는 총 363건에 달해 지난해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안 의원이 지난 4월 17일 국토해양부에서 제출받은 `사업장별 작업시간` 자료에 따르면 4대강살리기 공사 사업장 154곳 중 하루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지키는 곳은 낙동강 4공구와 금강 5공구 등 2곳뿐이었다. 모든 사업장의 하루 평균 1인당 근로시간은 11∼14시간에 달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하천사업의 특성상 단순 실족사고가 익사로 연결되는 등 사망사고의 비율이 높은 측면이 있다"며 "기간 내 공사를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민간전문가 등 81명으로 구성된 4대강 정부합동안전점검단을 구성, 1~10일 보.준설사업장과 준설토 적치장, 취.정수장 등에 대한 우기대비 점검을 벌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