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는 고사하고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판정, 지분 인수 금융위원회 승인, 노조의 반발 등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정례회의를 열었지만 예고된 대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나 론스타 적격성 판정 등은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4일 만료시한이었던 론스타와의 지분매매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연장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못 하고 있다. 인수가격과 시한 등 세부내용에 있어 론스타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초 인수하기로 했던 론스타 보유 외환은행 지분 51% 중 10% 물량을 우선 인수하는 방안을 양측이 협의 중이란 설도 나돌고 있다. 금융위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계약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카드란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0% 선인수 방안은 당국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으로서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에 적절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대주주로서 적격성도 계속 공격받고 있다. 금융위와 법원이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론스타 측은 일체 언급을 피하면서 우리 정부와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외환카드 주가 조작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도 하나금융과 론스타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법원이 사건을 유죄취지로 고등법원에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하나금융이 이른 시일 내에 론스타와 계약연장에 합의하더라도 외환은행 인수는 그야말로 산넘어 산”이라며 “금융위가 저축은행과 우리금융 매각 등으로 외환은행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입장이 못되는 것도 하나금융엔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유죄로 결론 나더라도 론스타 보유 지분의 강제매각 명령이 떨어지면, 오히려 하나금융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박창규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