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애플의 특허 소송이 삼성만을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미국 유명 특허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이 전문가는 또 스마트폰 분야에서 기업간 특허 소송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며, 정리되기까지 5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IBM·마이크로소프트 특허책임자(부사장) 출신인 마샬 펠프스 미국 한림원(내셔널아카데미) 지식재산위원회 위원은 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펠프스 위원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한·미 지식재산 심포지엄’ 주제강연차 방한했다.
펠프스 위원은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최근 소송에 대해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애플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곳을 제소했고, 삼성에 대해 특별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삼성·애플 특허 맞소송이) 대단히 복잡한 소송이 될 것”이라며 “두 회사가 적극적으로 소송전에 참여하고 있지만 결국은 진정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달러 이상의 법률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애플간 특허 맞소송처럼 글로벌 기업간 특허전쟁이 심화할 것으로 펠프스 의원은 내다봤다. 펠프스 위원은 “최근 트렌드로 스마트폰 분야에서 기업과 기업간 특허소송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분야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분야에 기업이 뛰어들면 자신이 갖고 있는 특허로는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고 상대방이 갖고 있는 특허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크로스 라이선싱을 하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분야를 예로 들며 “로열티를 주거나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해 정리되는 데 5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LG전자 등 한국 대기업들의 특허 대응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한 펠프스 의원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특허 대응 조언 요청에 대해 ‘지식재산 획득 전략’ 마련과 함께 이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문가들 의견을 전제로 “기업가치에서 지식재산이 차지하는 가치가 전체의 70~80%에 달한다”면서 “최고경영진은 보유한 특허로 소송을 할지, 라이선싱을 할지 또는 다른 조치를 취할지 다양한 옵션을 놓고 결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펠프스 위원은 세계적인 특허전문회사로 국내에는 ‘특허괴물(Patent Troll)’로 알려져 있는 인텔렉추얼벤처스 공동 창립멤버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부사장(특허책임자)도 역임했다. 현재는 아티클원(ARTICLE ONE)을 포함, 여러 회사 이사 등으로 활동중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