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일 고효율 태양전지로 ‘만리장성’을 넘겠다고 선언했다. 물량공세로 태양광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중국 태양광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효율에서 압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창식 삼성전자 광에너지사업팀 부사장은 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이 현재 양산 효율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18.5% 이상을 달성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1%를 더 올릴 예정”이라며 “1%가 작게 보이지만 이는 6%의 원가경쟁력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규모에 의한 것보다 효율에 의한 경쟁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효율 제품으로 시장에 어필한 후에는 빠르게 몸집을 늘려 2015년까지 3GW의 생산규모를 확보해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결정형 외에도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등 박막 태양전지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기술적인 면에서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런 면에서 박막 태양전지가 더 장래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적절한 계획”이라고 반응했다.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통해 대량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I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고효율화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오히려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힘들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그간 기술 확보에 많은 노력을 해 왔다는 분석이다.
고효율·저가격 동시실현 여부와 생산 장비 수급 문제, 응용시장 확보는 해결 과제로 남았다.
고효율 달성은 낮은 가격이 담보돼야 의미가 있다. 사실상 효율 자체만을 높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태양전지의 일반적 효율 한계인 29% 내에서 고효율 전지를 만드는 방법도 이미 공개돼 있는 상태다. 결국 효율과 가격을 동시에 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빠른 설비용량 확대 계획을 뒷받침 해 줄 생산 장비의 확보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응용시장의 확보가 해결 과제로 거론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를 내릴 수 있는 방법과 소비재에 태양광을 접목하는 등 다양한 응용시장이 확보돼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